[김지현의 IT세상]데이터가 살아 숨쉬게 하려면

  • 등록 2020-03-26 오전 5:00:00

    수정 2020-03-26 오전 5:00:00

[김지현 IT 칼럼니스트]DDDM(Data Driven Decision Making(or Management))은 데이터에 기반 한 의사결정 체계를 뜻한다. 경영의 신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what gets measured gets managed)”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며 계량적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꼭 이 명언이 아니더라도 디지털화된 산업 변화 속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만큼 모든 기업에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세상은 지금 IT 시대에서 DT(Data Technology)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럴 정도로 데이터는 정보화 시대의 원유나 다를 바 없는 가치를 가진 존재가 되고 있다.

우버와 카카오택시, 티맵에는 어떤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을까. 마켓컬리와 쿠팡에는 어떤 데이터들이 기록되고 있을까. 배달의민족과 토스, 카카오페이에는 어떤 정보들이 쌓이고 있을까.

기존 콜택시 업체나 내비게이션, 이마트, 상가수첩, 은행에는 어떤 데이터들이 쌓였을까.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카카오택시에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디로, 어떤 경로를 이용해 어떤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지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렇게 수백만 명의 택시 호출 정보들이 쌓이면서 카카오택시는 어떤 시점에 주로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려는 택시 수요가 많은지를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택시들의 이동 속도도 측정할 수 있어 어떤 도로가 막히는지도 추정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 덕분에 좀 더 효율적으로 택시를 배차하고 사용자들에게 모빌리티 정보를 추천할 수 있다.

쿠팡에 쌓이는 데이터는 어떤 주소에서 무슨 물건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이다.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면 무슨 물건이 어떤 시점에 소비가 늘고, 어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어떤 물건을 산 사람들은 다음번에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지도 추정할 수 있다. 그런 데이터 덕분에 수요 예측을 해서 효율적으로 상품 매입을 하고 판매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데이터 기반으로 비효율을 제거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가 만들어지면서 기존 전통 기업의 경영진들은 데이터를 부르짖으며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리며 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관련된 컨설팅, 아웃소싱에 나서며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는 데이터를 그간 왜 그렇게 신경 쓰지 않다가, 왜 지금에 와서야 신성시하게 된 걸까. 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가치를 만들고자 그런 투자를 하겠다는 것일까.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편승해서 목적도, 방법도, 수단도 그리고 어디에 활용해서 어떤 가치를 얻을지를 체계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뛰어드는 것은 아닌가.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를 사업 혁신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저 기술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지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목적을 명확하게 한 후에 현재 수집되고 있는 데이터의 부족한 부분과 추가로 측정해야 하는 데이터에 대한 파악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데이터를 어디서 수집을 해서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시스템에 대한 구축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 분석 시스템에 대한 설계와 투자의 의사결정은 쉽지 않다. 이럴 때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맞는 작은 과제들을 발굴해서 가볍게 시도해보면서 회사의 수준과 규모 그리고 데이터 분석의 목적에 맞는 분석 시스템을 찾는 게 방법일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후 실제 분석 시스템을 통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산출물을 실제 사업적 가치로 만들어내기 위한 사업 현장과 데이터 분석 부서 그리고 경영진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거버넌스가 수립되어야 실질적으로 데이터의 측정, 수집, 축적, 분석, 활용에 대한 선순환의 구조가 탄탄해지며 데이터 중심의 사업 혁신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의 고려 없이 그저 경영진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어디서 보고 듣고 와서 회사에 기계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면 재앙을 만나게 된다. 회사 수준에 맞지 않은 과한 기술 투자를 하거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가 사업에 실질적 도움은커녕 분란과 논쟁만 야기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데이터를 잘못 수집해서 쓰레기 데이터만 클라우드에 쌓여서 헛돈만 쓰게 될 수도 있다.

또한, DDDM에 있어 중요한 것은 조직 전반에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가져가기 위한 역량개발 교육과 문화 그리고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개선이다.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한다는 것이 정해진 기간 내에 순차적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데이터의 측정이 필요하면 이를 위해 고객 접점에서 새로운 데이터의 수집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며, 가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과정에 여러 데이터들을 교차 분석하며 현장의 비정형 정보와 결합한 협업이 요구된다. 그렇게 나온 결과가 실제 사업 일선에 적용돼 실행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 분석, 시뮬레이션, 예측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DDDM은 어느 한 부서의 역할이 아니라 회사 전반적인 문화가 이를 지원해야 효율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이미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서 이를 분석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기존에 수집하던 데이터가 데이터베이스로서 의미 있게 쌓이고 있는지, 기준 정보에 대한 정의는 제대로 되었는지, 이를 시스템으로 분석할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그렇게 제대로 수집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추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해야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한데 그런 데이터를 추가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경우도 많다.

내비게이션, 상가수첩에서 수집하던 데이터와 티맵, 배달의민족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러므로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DDDM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쌓고 있던 데이터의 한계를 직시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 것인지, 사업 현장과 관련 부서와 어떻게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함께 해갈 것인지에 대한 거버넌스와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에 수집하던 것보다 더 정교하게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사항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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