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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는 지난 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다.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빙그레 식구 됐지만 여전히 ‘해태 부라보콘’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과 업계 점유율 1위인 롯데제과를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31%에 1위를 점하고 있었다. 빙그레는 29%로 롯데제과를 사정권에 둔 상태였으며 그 뒤를 롯데푸드(17%), 해태아이스크림(16%)이 좇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빙그레는 명실상부 한국 빙과류 시장을 석권하게 됐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이긴 하지만 상호간 지분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실상 별개 회사기 때문이다. 해태아이스크림으로서는 새 주인을 만나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게 됐고, 빙그레는 외형을 한 단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윈윈(WIn-WIn) 게임이란 평가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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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품에서 독립… 메로나, 바나나맛 우유, 요플레 등 스타 플레이어 다수
빙그레는 1967년 설립된 대일양행을 모태로 성장했다. 대일양행은 이후 대일유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 퍼모스트 멕킨사와 제휴해 1974년 한국 최초로 생우유를 넣은 고급아이스크림을 출시한다. 바로 투게더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원로로 1970년 출시한 부라보콘이 있다면, 빙그레에는 투게더라는 큰 어른으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1973년 경영위기에 빠진 대일유업을 당시 한국화약그룹(現 한화)가 인수했고 1982년 회사 이름을 빙그레로 바꿨다. 이후 빙그레는 진로종합식품으로부터 유제품사업부문을, 썬메리제과로부터 사업권을 양수하며 유제품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1998년 1월에는 한화그룹에서 계열에서 분리돼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빙그레의 특색은 특정 상품 카테고리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대표격 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닐라맛 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메론맛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메로나’, 낱개로 벗겨먹는 고급 아이스크림하면 떠오르는 ‘엑설런트’, 아버지들이 좋아하는 팥 아이스크림의 대장 ‘비비빅’, 뚱뚱한 통이 인상 깊은 ‘바나나맛 우유’, 떠먹는 요구르트를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잡은 ‘요플레’ 등이 모두 빙그레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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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보콘도 태평양 건너 보나
이 중 메로나는 농심 신라면, 팔도 도시락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한류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열대지역인 브라질, 필리핀에서 인기가 높으며 하와이 어느 편의점에서도 메로나를 찾아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메로나가 아예 바 형 크림 아이스크림을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져 메로나 딸기맛, 메로나 우유맛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이라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