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질본·농림부와 감염병 공동대응…`제2 코로나` 철통 대비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 인터뷰
야생동물 기후변화 감염병 TF 가동
미세먼지 재난…추적기법 개발 인력·장기적 관점 연구
관측 자료, 中포함 아시아 국가에 무료 공유
  • 등록 2020-06-04 오전 6:19:00

    수정 2020-06-04 오전 6:19: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야생동물에서 기인한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질병관리본부(질본)나 농림축산부도 참여하는 합동 연구 체계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생물자원관과 예방의학·수의학 교수 등이 참여한 ‘야생동물과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이 지난달 28일 인천에 위치한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야생동물·기후변화 감염병 TF 구성…“제2의 코로나19 재난 막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978년 국립환경연구소로 출범한 이래 현재 국내 유일의 종합 환경 정부연구기관이다. 총 946명의 인력이 △미세먼지 △야생동물 전염병 △4대강 녹조 △가습기 살균제 △디젤차 배출가스 등 환경 현안 대응을 위한 연구와 환경 정책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야생동물과 인간이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에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장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매년 1개 이상의 인수공통감염병이 새롭게 출현하고 있고 이 중 75%가 야생동물에서 유래한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함께 환경변화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고 질병 매개 야생동물 생물다양성과 서식지 감소로 신·변종 감염병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과학원은 이미 질본과 인수공통감염병을 대비하고 있었다. 매년 정기적으로 과학원장과 질본 본부장이 만나 감염병 대비 연구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질본과의 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과학원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또 다른 인수공통감염병 대비에 나섰다. 장 원장은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을 위해 사람, 동물, 환경이 공동체라는 개념으로 질본, 농림부와 협력 관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 3등급 시설을 갖춘 야생동물 질병 연구기관으로 안정적으로 ASF 방역을 이끌고 있는 주역 가운데 하나다. 2018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생하기 전부터 멧돼지의 감염 발생에 대비했고, 지난해 5월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행동지침(SOP)을 마련해 안정적인 방역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 원장은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검출된 이후 질병의 신속한 진단을 위해 시료 채취 및 이송 체계를 구축해 24시간 내 진단 결과를 관계 기관과 공유하도록 해 신속한 현장 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취임 즉시 맞닥뜨린 미세먼지 재난…미세먼지 추적기법 개발 인력·장기적 관점 연구 필요

과학원의 주요 업무에는 미세먼지 대응 연구도 있다. 2018년 10월 첫 과학원장으로 취임한 장 원장이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도 미세먼지였다. 당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재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곧바로 관련 연구를 착수했고, 상당한 정확도를 자랑하는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도 마련했다.

과학원에서 운영하는 국가 대기질 예보지원시스템은 대기질 예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기 오염 측정 자료 △위성 자료 △기상 자료 △모델 자료 등 다양한 관련 자료를 수집·생산·처리·분석·통보할 수 있는 종합관리시스템이다. 또 하루 4회 예보를 지원하기 위해서 365일 중단 없이 운영되고 있고 예보관들도 관련 자료를 활용해서 미세먼지 예보를 생산하고 있다.

장 원장은 “미세먼지 예보만을 목적으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제공하는 시스템은 과학원이 최초”라며 “정확성 또한 타 기관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앞으로 미세먼지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관련 인력 확보와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근 산업장 등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추적하기 위해 드론 등 첨단정비를 활용하고 있다. 첨단장비 추적기법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이 분야의 인력 수요가 큰 상황이다.

장 원장은 “미세먼지 대책도 1, 2년 내 효과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종합 대책을 시행한 첫 해에 미세먼지가 줄었지만 코로나19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저감 대책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에서 중국이 처음으로 국내 미세먼지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한·중이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미세먼지에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이 지난달 28일 인천에 위치한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천리안2B 미세먼지 관측 자료, 中포함 아시아 국가에 무료 공유

지난 2월 발사에 성공해 정지궤도에 안착한 국산 미세먼지 관측 위성인 ‘천리안2B호’가 아시아 전역의 대기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생산하면서 중국이 국내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정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리안2B호가 생산하는 관측 자료를 중국을 포함한 위성이 없는 아시아 국가들에 무료로 공유하기로 했다.

장 원장은 “아시아 국가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해 우리 위성센터에서 생산한 관측 자료를 중국을 포함한 위성이 없는 아시아 국가들에 무료로 공유하기로 협의했다”며 “과학원이 인프라를 제공하고, 코이카가 예산을 마련한 이번 사업으로 코로나19 대응을 본받으려는 K방역처럼 우리나라의 대기질 관측 정보를 아시아 국가에서 본보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원장은 “천리안2B는 일본부터 말레이시아, 인도까지 관측할 수 있어 중국의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기여율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며 “위성 자료를 공유하는 데 노하우가 있는 나사(NASA)도 참여하는 만큼 국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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