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대의 베팅'이라던 ARM, 손정의는 왜 포기했나

소프트뱅크, 엔비디아와 ARM 매각 논의 중
IPO도 동시 추진..엔비디아 주식교환 '유력'
업계 "소프트뱅크 인수 이후 ARM 성장 주춤"
  • 등록 2020-08-11 오전 6:05:00

    수정 2020-08-11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ARM 홀딩스는 전략적 핵심회사 중 하나다. 암이 설계한 반도체 출하량은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손정의(孫正義)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말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손 회장은 ARM의 상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ARM을 상장해 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하는 한편 일정량의 주식은 계속 보유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2016년 사상 최고 금액인 320억달러(한화 약 38조원)에 ARM을 인수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이라던 손 회장이 매각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소프트뱅크의 ARM 매각 시도는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지만 사실 수개월 전부터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엔비디아가 수개월 전부터 ARM 인수를 시도해왔다고 전했다. 손 회장이 전체 사업군 중에서 ARM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지난 6월 말에도 매각 논의는 이미 진행 중이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 인수 이후 ARM의 성장이 경쟁사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했던 4년 전 12억달러(약 1조2000억원) 정도였던 연매출은 19억달러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매출은 3배 가량 늘었다.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ARM의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축소하고 그룹 내 다른 기업으로 이전키로 한 점도 5G로 연결되는 ARM의 미래 성장동력을 꺾은 것으로 평가된다.

소프트뱅크가 올 1분기 창립 이후 1조4381억엔(약 16조1000억원)이라는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점 역시 매각에 어느 정도 작용했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하고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410억달러 규모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전체 매각 뿐 아니라 부분 매각도 검토 중이며 기업공개(IPO) 계획도 유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ARM의 가치를 32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거래가 성사될 경우 현금이나 주식교환 형태가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거나 맞교환함으로써 대주주로 자리매김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ARM을 완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수익률 면에서도 더 나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관련 소식통들은 “양측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매각으로 결론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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