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환경에서 마무리 학습에 전념해야 할 시기지만 강화된 방역 조치로 갑작스레 독서실·스터디카페 이용에 제약이 발생해서다. 반면 이번 조치가 거리두기 1.5단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며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마무리할 시기인데”…이용 가능여부 몰라 혼란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가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수능 마무리 학습 계획에 차질을 빚는 고3·재수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재수생은 물론 고3들 또한 원격수업 전환으로 학원이나 독서실·스터디카페에서 학습 중인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서울 전체 고교의 약 67%인 153개교가 고3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칸막이가 없는 곳일 경우 좌석 한 칸 띄우기를 지켜야 하며 스터디룸 등 단체가 이용하는 방은 50%로 인원이 제한된다. 운영 시간은 1인실·칸막이실 등이 아닌 스터디룸과 같은 단체방만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하지만 독서실·스터디카페 운영자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의 한 독서실 관계자는 “일단 오후 9시에 전면 운영 중단을 할 계획”이라며 “교육당국이 추후 구체적 지침을 내려주면 그에 맞춰 운영방식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 운영 중단은 아니지만 좌석 간 거리두기로 이용 인원이 제한되면서 일부 수험생들은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터디카페는 1인실 위주의 독서실과 달리 칸막이가 없는 책상이 많아 좌석을 한 칸씩 띄울 시 수용 인원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1인실이 가득 차 스터디룸 등 단체방을 활용하는 독서실도 인원 수용에 제약이 생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스터디카페 관계자는 “50석이 있는데 25석 정도로 줄어 일부 고3들은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에 공감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심정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한 고3 학생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해야하는 것도 맞지만 안정적으로 학습 마무리를 해야할 시기인데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라며 “인근 독서실 1인실은 이미 가득 차 수능 직전까지 늘 이용하던 스터디카페를 갈 계획이었는데 또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1.5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아”…실효성 미미 우려도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도 방역조치는 크게 강화되지 않았다며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학원의 경우 시설면적 8m²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4m²당 1명으로 인원 제한을 두면서 오후 9시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 준수해야 한다. 음식 섭취도 금지된다. 한 고3 학부모는 “1.5단계와 비교해 음식 섭취 금지가 추가되고 인원 제한이 조금 더 심해진 정도”라며 “수능을 코앞에 앞둔 만큼 훨씬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고3·재수생 등 수능 응시생이 아닌 일반 학생은 제약 없이 학원 이용을 할 수 있어 감염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고3 부장교사는 “26일부터는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만큼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점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