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일 감독 "황정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여배우"(인터뷰)

  • 등록 2015-09-14 오전 11:18:34

    수정 2015-09-14 오전 11:18:34

장문일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돼지 같은 여자. 제목이 도발적이다. 욕처럼도 들린다. ‘여성을 폄훼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 그렇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돼지처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생활력 강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행복한 장의사’ ‘바람 피기 좋은 날’을 연출한 장문일 감독의 8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제목에 대한 말들이 많았다. 특히 여성 스태프들이 싫어했던 것 같다. 다른 제목도 생각해 봤는데 그만큼 와닿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제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새롭게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 ‘돼지 같은 여자’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여자 주인공인 황정음도 제목을 무척 마음에 들어하더라.”

‘돼지 같은 여자’는 세 처녀가 한 총각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다툼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행복한 장의사’와 ‘바람 피기 좋은 날’을 통해 죽음과 불륜을 경쾌하게 접근했던 것처럼 장 감독은 ‘돼지 같은 여자’에서도 대상에 대해 동일한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마지막에는 여자 주인공 재화(황정음 분)에 대해 연민의 감정이 생긴다. 영화는 제39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 비경쟁 신작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요즘 사람들은 삶의 가치에 대한 방향성을 상실한 채 사는 것 같다.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지 또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는 여유조차 가질 수 없는 힘든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건 결국은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에 달려있지 않나 생각한다. ‘돼지 같은 여자’를 통해 삶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표현하고 싶었다.”

장 감독은 전남의 여수와 순천에서 모든 촬영을 진행했다.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골에서 건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했다. 돼지며 갈치며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대상들에게서 생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황정음의 건강한 매력도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한 몫 했다. 그는 황정음에 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거뒀다며 극찬했다.

“황정음을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처음 알게 됐다. 코믹 연기가 쉽지 않은데 시트콤 연기가 자연스럽고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많이 하지 않은 점도 선신해서 좋았고 시트콤 이후에 정극 연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 영화에 잘 맞을 것 같았다. 함께 작업을 해보니 결과물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집요함이 대단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여배우다.”

영화 ‘돼지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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