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피츠버그)가 2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전서 승리투수가 되며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웠다.
길고 긴 인생 역정 끝에 일궈낸 기록이기에 더욱 값지고 감동적이다. 대학 중퇴 후 메이저리그에 건너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박찬호 이지만 부상과 부진의 긴 터널 속에서 힘겨워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끝내 시련을 이겨냈다. 자존심은 잠시 가슴 한켠에 묻어둔 채 더 큰 꿈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결국 해냈다.
이제 관심은 과연 누가 박찬호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느냐다. 박찬호는 언제까지 '아시아 선수 최다승'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할 수 있을까.
현재 박찬호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왕치엔밍(워싱턴)과 마쓰자카(보스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수치로만 보면 둘 모두 7년에서 8년 정도 후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연 평균 11승씩을 더해봤을 때 그렇다.
물론 그보다 이른 시기에 도달도 가능하다. 그러나 둘의 몸상태와 페이스를 감안해보면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왕치엔밍은 뉴욕 양키스 소속이던 2007년 19승을 거두며 일약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부상이 계속되며 급속도로 추락했다. 2009년엔 1승에 그친 뒤 팀을 떠났다. 워싱턴으로 팀을 옮긴 뒤에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왕치엔밍과 마쓰자카는 1980년생 동갑내기다. 만 서른살이다. 아직 선수로서 전성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나이다.
그러나 대기록은 나이만 가지고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박찬호, 그리고 그전 기록 보유자인 노모가 그랬듯 정신적이 성숙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 아픔과 수모를 참고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의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박찬호의 이름은 오래 도록 메이저리그서 뛰는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라있을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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