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마이너스 물가시대…짙어가는 일본식 장기불황 그림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마이너스 0.038%
8개월 연속 0%대, IMF 위기 때처럼 저물가
경기부진→생산·투자 위축→저물가 악순환
  • 등록 2019-09-04 오전 6:46:22

    수정 2019-09-04 오전 8:54:25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 시대가 열렸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늪에 빠져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작년 폭염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저유가가 겹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통계청이 3일 내놓은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작년 8월(104.85) 대비 0.0% 상승했다.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보면 전년대비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다. 1965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54년 만에 최저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로 떨어진 뒤 8개월 연속으로 0%대를 기록했다. 8개월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한 것은 이전에는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직후(1999년 2~9월)뿐이다.

0%대 물가는 해외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국이 2.8%, 영국이 2.1%, 미국이 1.8%, 프랑스가 1.3%, 독일이 1.1%였다. 앞서 일본은 2012년에 0%, 2016년에 -0.1%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과거 일본처럼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부진으로 0%대의 저물가가 지속되는 준(準)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투자가 계속 위축돼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계속 갈 경우 디플레이션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일시적인 저물가 상황일 뿐 연말부터는 다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관계자는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은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약세 등 공급 측면의 일시적 요인과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와 같은 제도적 요인이 주원인”이라며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와의 거시정책협회의회에서 “저물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활력을 추가로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경기보강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대책’을 논의·발표한다.

한 시민이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