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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채의 상속과 세금]부모 생전 재산 받은 형제와 상속재산 똑같이?

  • 등록 2020-03-07 오전 10:00:00

    수정 2020-03-07 오전 10:00:00

[김·탁·채의 상속과 세금]은 법무법인 태승 e상속연구센터 김예니 변호사, 김(탁)민정 변호사, 채애리 변호사가 연재하는 상속 관련 소송부터 세금, 등기 문제까지 상속 문제 전반에 관한 칼럼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알기 쉬운 상속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법무법인 태승 김예니 변호사] 이상속 씨는 한 달 전인 2020년 2월 7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가 남기신 상속재산인 6억원짜리 아파트와 예금 1억원을 형·누나와 나누기 위해 협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속 씨는 남은 상속재산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3분의 1씩 나눠 갖자는 형의 말에 기분이 크게 상했다. 아버지는 장남인 이상속 씨 형에게만 결혼할 때 2억원짜리 아파트를 사주셨고, 현재 그 아파트의 시가는 8억원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상속 씨의 형은, 그 아파트는 아버지가 자신이 장남이기 때문에 사주신 것이고, 그것도 20년 전에 사주신 것이므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에 와서 따질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남은 재산은 셋이 똑같이 3분의 1씩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속 씨 형의 말이 맞는 것일까? 또 상속 씨는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상속재산분할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

만약 이상속 씨 형 말대로 형이 예전에 받은 것은 따지지 않고 남은 상속재산을 법정상속분인 3분의 1씩 나누게 되면, 이는 이상속 씨나 이상속 씨 누나의 입장에서는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속 씨 형이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경우라면 결국 이상속 씨는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 법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김·탁·채의 상속과 세금’ 지난 회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당장 껄끄러운 상황을 피하고자 본인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으로 함부로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마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번 분할 협의를 마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번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상속인 전원이 당사자가 돼야 하므로, 결국 형이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이상속 씨는 누나와 함께 형을 상대방으로 하거나, 형과 누나 둘 모두를 상대방으로 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이상속 씨 누나가 형제간의 소송이 내키지 않아 빠지고 싶다고 한다거나, 이상속 씨가 증여받은 것이 없는 누나에게는 소송을 걸고 싶지 않더라도 누나를 빼고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할 수 없다.

생전 증여로 받은 아파트는 상속분의 선급으로 공제

이상속 씨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게 되면 법원은 어떠한 판단을 하게 될까? 공동상속인 중 누군가 망인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면, 그는 재산이 자신의 상속분보다 부족한 때에만, 그 부족액을 남은 상속재산에서 상속받을 수 있다. 이때 공동상속인이 생전 받은 재산을 특별수익이라고 하는데, 민법이 특별수익을 인정하는 이유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공평을 기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생전에 재산을 받았다고 해 이것이 모두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망인의 생전 자산 규모와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고려해, 상속인에게 상속재산 중 그 몫을 미리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야만 특별수익으로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에게 일반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의 증여(예: 통상의 대학 등록금 등)는 특별수익으로 평가되기 쉽지 않다.

이번 사례의 경우에서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상속 씨의 형이 받아간 아파트를 상속분의 선급인 특별수익으로 봐, 남은 상속재산 분할에 이를 고려해 남아 있는 상속재산을 나누게 될 것이다.

공동상속인 중에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망인 사망 시 남아 있는 재산에 특별수익을 더한 뒤, 이것을 각 공동상속인 별로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눈 금액에서, 특별수익자가 받은 재산의 가액을 빼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상속분을 계산하게 된다.

우리 사례에서는 남아 있는 상속재산 가액인 7억원(아파트 6억원+예금 1억원)에 이상속 씨의 형이 받은 아파트의 가액을 더해야 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이상속 씨 형이 받은 아파트의 가액이 증여받은 당시의 가액인 2억원이 아니라, 아버지가 돌아가신 현재 시점 가액인 8억원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체 상속재산으로 간주되는 금액은 남은 상속재산 7억원과 특별수익 8억원의 합인 15억원이 되고, 여기에 공동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인 3분의 1을 곱하면 이상속 씨 남매는 원칙적으로 각 5억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상속 씨의 형은 이미 8억원짜리 아파트를 받아 갔으니 더 이상 상속받을 것이 없게 돼, 결국 이상속 씨와 이상속 씨 누나가 남은 상속재산 7억원을 절반인 3억 5000만원씩 나눠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속법은 상속인들 사이 형평을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동상속인 중 상속분의 선급으로 평가될 수 있는 생전 증여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상속재산 분할 시 이를 반영하게 된다. 부모님 생전 많은 것을 받아가고도 상속 재산에 대해 욕심을 내는 공동상속인이 있어 도저히 합의하기 어려운 때에는 가정법원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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