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M&A]해태 품은 빙그레…롯데와 피할수 없는 한판승부

빙그레, 1400억원에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시장점유율 42%로 껑충…단숨에 1위로
자본시장 "중장기 성장 동력 발판" 평가
롯데제과·롯데푸드 등 범롯데와 한판승부
  • 등록 2020-04-04 오전 10:00:00

    수정 2020-04-06 오전 7:22:38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부라보콘이 투게더와 만났다.”

국내 빙과류(아이스크림) 시장이 새롭게 재편된 한 주였습니다.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 2위인 빙그레(005180)가 4위인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판이 새로 짜였기 때문입니다. 롯데제과와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까지 이른바 ‘빅4’체제였던 국내 빙과업계가 빙그레와 해태의 연합군 형성으로 롯데계열과 빙그레의 싸움이 된 상황입니다. 갈수록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빙과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해태제과식품(101530)은 지난달 31일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를 1400억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해태제과식품은 올해 초 아이스크림사업부 물적 분할을 목적으로 신설한 법인으로 재무적 투자자(FI)를 물색해 왔지만 최종적으로 동종업계인 빙그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열 두시에 만나요’라는 광고 문구로 인지도가 높은 부라보콘을 비롯해 누가바, 쌍쌍바, 탱크보이 등을 보유한 해태제과식품은 적자에 허덕이던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투게더, 메로나 등을 보유한 빙그레도 이번 인수로 해태아이스크림의 인기 제품군 추가에 따른 외형 성장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번 인수합병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유통 구조 개편 및 공급 가격 정상화 등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인수로 국내 빙과업계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빙그레가 26.9%로 뒤를 이은 가운데 △롯데푸드(15.8%) △해태아이스크림(15.3%) △하겐다즈(3.4%) △롯데리아(1.4%) 순이었습니다.

시장 점유율 2위던 빙그레가 해태를 품으며 단숨에 시장점유율(42%) 1위로 올라서게 된 것입니다. 다만 월드콘으로 유명한 롯데제과와 빠삐코, 돼지바 등을 보유한 롯데푸드 등 범(汎)롯데계열을 합친 것(44.8%) 보다는 모자란 수치다 보니 롯데와 빙그레간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시장 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시장 전체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지 여부입니다. 2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던 아이스크림 시장은 2010년 정부가 도입한 오픈프라이스(판매가격 표시제도) 여파에 따른 가격 인하 경쟁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커피나 건강 음료 등 디저트 시장 경쟁마저 치열해지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매출액은 2015년 2조184억원에서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3년 새 19.2% 감소했습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과류는 주 소비자인 유소년층 인구가 줄고 아이스크림 대체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식품 시장 내 대표적인 저성장 품목이다”면서도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해태의 주력 제품을 함께 공급함에 따라 중장기 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하고 물류와 유통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되는 측면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습니다.

부라보콘을 품은 투게더(빙그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롯데와의 발전적인 경쟁구도 속에 시중에서 국내 빙과류를 찾는 발길이 다시금 늘어날 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