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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랬다 저랬다' 방사청, K2전차 변속기 국산화 무산 위기

국회의 "국방규격 모호해 개선 필요성" 지적에
국방부·방사청, 결함 정의·재검사 방법 구체화
이견시 전문가로 협의체 구성해 검토·판단키로
방사청, 업체 신청 반려…협의체 구성도 '모르쇠'
  • 등록 2020-09-21 오전 6:30:00

    수정 2020-09-21 오전 7:43:0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의 ‘말 바꾸기’와 업체에 대한 ‘강요’로 육군 K2 전차 변속기 국산화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품질검사 용역 계약을 위한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기존 독일 변속기를 계속 적용하기 위한 ‘시간끌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K2 전차 3차 양산은 국산 변속기가 탑재될 수 있는 마지막 물량이다. 2차 양산 때부터 변속기 내구도 결함에 대한 정의와 최초생산품 검사에서의 재검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모호한 국방규격 탓에 검사를 진행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과 변속기를 개발한 S&T중공업 간의 이견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그간 국회와 언론 등은 어디까지를 결함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국방규격의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방사청 스스로도 인정했듯, 외산 변속기가 국산 변속기에 적용되는 국방규격을 충족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해 역차별 문제도 있었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지난 7월 13일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왕정홍 방사청장 주관으로 열린 제6차 방위사업협의회는 국방규격을 구체화 하기로 했다. 특히 업체와 기관간 이견이 계속돼 왔던 것을 감안해 판정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판단키로 결정했다. 당시 방사청은 ‘K2 전차 심장 파워팩, 완전 국산화 재시동’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국산 변속기 품질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육군 기계화보병사단 소속 K2 흑표전차가 강을 건너 땅 위로 올라서고 있다. [사진=육군]
국방규격 개정 이후 방사청은 S&T중공업에 ‘최초생산품 검사 추진을 위한 계약 전 양산품 품질보증활동 승인 신청’을 요구했다. 그래서 업체는 관련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돌연 방사청이 이를 반려했다. 먼저 기품원과 ‘용역계약’을 통한 품질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업체는 9월 7일 다시 품질검사 계획서를 제출했다. 방사청 번복으로 8주 가까이 절차가 지연된 것이다.

그런데 이후 방사청은 또 딴소리를 했다. 이견 발생시 전문위원 협의체를 통한 결정이 아닌, 기품원이 최종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방위사업협의회에서 결함 판정의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해놓고 말이 바뀐 것이다. 이에 업체는 2차 양산 내구도 시험 때의 혼란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내구도 시험은 320시간·9600㎞ 달성 기준에 못미치는 237시간·7110㎞(74%)에서 중단됐다. 결함이 발생해 처음부터 다시해야 한다는 기품원 측 주장과 일반정비를 통한 문제 해소 이후 중단된 시점부터 재개하는게 맞다는 업체측 주장이 엇갈리면서다.

현 내구도 시험 조건은 일반 주행이 아닌 급가속·급제동·급조향·급변속 등 가혹한 가동을 통해 ‘무결성’을 요구한다. 1회 사이클에 138가지 항목을 평가하는데, 1회 사이클에 1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320번 반복해야 통과한다는 조건인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정상적인 시험을 위해 4개월 가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방사청은 11월 말까지 내구도 시험이 끝나지 않을 경우 3차 양산에 국산 변속기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싫으면 하지 말라’는 사실상의 강요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한편, 2003년 개발을 시작한 K2 전차는 당초 외국산 엔진과 변속기로 파워팩을 구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주국방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3년여 늦게 국산 파워팩 개발이 시작됐다. 엔진 개발에 448억 원, 변속기 개발에 476억원이 투입됐다. K2 전차 1차 양산에는 외산 파워팩을 적용했지만, 2014년 기술 개발에 성공해 2차 양산분 부터 국산을 장착하려 했었다. 하지만 2차 양산품에 장착할 국산 파워팩 ‘최초 생산품’ 검사에서 변속기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검사가 중단돼 국산 엔진과 외국산 변속기를 결합한 혼합 파워팩이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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