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일부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다시 증가하고 호가가 내려가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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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전용 84㎡)의 전세 매물 호가는 최근 신고가 대비 5000만원 떨어졌다. 9억 5000만원 수준인데, 불과 1월까지만해도 10억원에 거래됐던 매물이다. 인근 C공인은 “해당 매물은 9억 2000만원까지 조정이 가능할 것 같다”며 “과거에는 나오자마자 나갔던 전세 매물이었는데, 요즘엔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상승세도 더뎌졌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4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7%로 전주 0.08%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1월 4주 이후 한 달 동안 상승폭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1월 4주 0.13% 대비 0.08%포인트 낮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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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전셋값 상승률 둔화를 두고 계절적 요인과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했다고 봤다. 또 일부 세입자들이 지난해부터 전세시장을 이탈해 매매로 전환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연구원은 “통상 1~2월은 전세 시장에서 비성수기로 꼽힌다”면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너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서도 쉽게 이사를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전세값이 크게 떨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서울 및 수도권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점에서 볼 때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