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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유가하락·수요부진에 조단위 적자 ‘눈물’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4사의 지난해 총 연간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분기 충격적인 조단위 적자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쳤고, 이에 따른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익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유 등의 판매도 급격히 줄었다.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인 항공유는 정유업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 중 하나다. 2019년 기준 국내 정유업계 매출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에 달한다. 정유업계의 주력제품인 휘발유 판매 비중이 14%로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항공유의 중요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지난해 4월(배럴당 -0.8달러)부터 연달아 4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이어갔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기준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5달러임을 감안하면 1년 내내 손해를 보며 제품을 팔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유사들은 다양한 부가 사업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수익 다각화를 꾀했지만, 주력인 정유사업이 반전을 일으키지 않으면 극적인 실적 회복은 힘들다.
정유업계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본격화, 각국의 경기부양책 추진 등 여러 요인으로 올 하반기께엔 실적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럼에도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는만큼 올해 경영방향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상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분명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곤 있다”면서도 “다만 불확실성이 크고 메이저 정유사들의 전략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변화하고 있는터라 신중하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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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수주가뭄 겪었지만 막판 뒷심에 ‘선방’
그간 불황을 겪어오던 국내 조선업계도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누적)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51.3% 감소한 975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수주절벽’으로 평가됐던 2016년 3분기와 비교해 불과 7%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노후선 선주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잠재수요까지 신규 발주로 실현되지 못한 탓이다. 같은 기간 선박 건조량도 전년 동기대비 19.1% 줄어든 2131만CGT를 기록했다.
선종별로도 벌크선 53.3%, 유조선 30.3%, 제품운반선 6.6·, 컨테이너선 47.7%씩이 각각 감소했고, 액화천연가스(LNG)선 역시 38.4%나 줄었다. 이에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정유사들의 수주도 전년 동기대비 56.3% 감소한 262만CGT를 기록하며 힘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들어서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부터 발주가 급격히 늘어나더니 12월 수주가 집중적으로 늘었다. 한국조선해양(009540), 대우조선(042660)해야,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3사는 지난해 12월 매주 수주 소식을 알리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앞으로 가격보다 효율성이 중시되고 기술적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LNG선 비중 확대에 따라 국내 업계의 수주 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