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증시과열' 경고 메시지, 허투루 넘겨 들을 일 아니다

  • 등록 2021-01-18 오전 6:00:00

    수정 2021-01-18 오전 6:00:00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과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우려하는 것은 너무 과속하게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그가 주가 단기급등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초래할 부작용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 총재의 우려에 대한 반박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지표로 볼 때 우리 증시는 과열 조짐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 개인투자자들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15일까지 14조원 이상의 기록적인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28억원과 13조597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딴판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리스크가 커지자 신용대출을 중단한 증권사도 속출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대출은 지난해 10조원이 늘어나며 잔액이 19조2214억원까지 치솟은데 이어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1조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주가 상승 기대와 ‘사고 보자’는 베팅 심리가 맞아 떨어지며 빚을 마다 않는 풍조가 급속 확산된 탓이다.

기업 자금 조달의 핵심 창구인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물 경제와의 조화·균형이다. 실물 경제의 선순환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의 주가 상승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업대란· 내수부진· 가계부채 폭증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에 악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쇼크가 닥칠 경우 증시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 6곳에서 새로 개설된 계좌는 723만개로 2019년(260만 개)의 거의 3배에 달했다.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우리 증시의 주가 상승률이 101.1%로 미국(64.7%)일본 (73.4%)를 크게 앞지른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 당국은 증시가 본연의 순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투자자들 또한 증시를 예의주시하며 냉정한 판단을 잃지 말아야 한다. 투자 결과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