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의 우려에 대한 반박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지표로 볼 때 우리 증시는 과열 조짐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 개인투자자들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15일까지 14조원 이상의 기록적인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28억원과 13조597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딴판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리스크가 커지자 신용대출을 중단한 증권사도 속출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대출은 지난해 10조원이 늘어나며 잔액이 19조2214억원까지 치솟은데 이어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1조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주가 상승 기대와 ‘사고 보자’는 베팅 심리가 맞아 떨어지며 빚을 마다 않는 풍조가 급속 확산된 탓이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 6곳에서 새로 개설된 계좌는 723만개로 2019년(260만 개)의 거의 3배에 달했다.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우리 증시의 주가 상승률이 101.1%로 미국(64.7%)일본 (73.4%)를 크게 앞지른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 당국은 증시가 본연의 순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투자자들 또한 증시를 예의주시하며 냉정한 판단을 잃지 말아야 한다. 투자 결과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