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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무참히 빼앗고 시신을 불태운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미국 비정부기구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24일(현지시간) 북한이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남측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데 대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그레그 스칼라토우 사무총장 명의의 규탄 성명을 냈다.
HRNK는 ‘김정은 정권의 반성을 모르는 야만성’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은 현대 세계에서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반인륜적 범죄와 자국민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북한 내에 인권이 없다면 남한 혹은 북한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HRNK는 이어 “북한 인권은 북한에 사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라며 “인권이 없는 평화는 모든 한국인들과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린폴리시는 “이는 지난 수년간 북한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 노력했고 사실상 적인 북한을 향해 혹독한 비판을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은 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지속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린폴리시에 인용된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행위는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이미 부정적이었던 (대북) 여론은 더 부정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AP, 로이터 등 뉴스통신사들도 서울발(發) 기사를 타전했다. AP통신은 “남북간 협력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이 사건은 불편한 관계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으로 남북 사이의 외교적 관계가 추가 탈선할 수 있다”며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 지역에서 남측 민간인이 총격으로 사망한 것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씨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남북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