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167개의 피칭을 하고도 끄덕없던 모양이다. SK '큰' 이승호의 얘기다.
SK는 3일 문학 LG전에서 9회말 터진 이호준의 끝내기포에 힘입어 5-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이호준에게 쏟아졌지만 묵묵히 그늘에서 자기 역할을 한 선수도 있었다. 바로 이승호다.
SK는 선발 고효준이 1회도 채워주지 못했고 3점이나 뺏기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2회만에 투수가 3명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그 중 2회초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의 활약은 팀 승리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승호는 5.1이닝 동안 2피안타, 볼넷없이 3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LG에게 더이상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승호의 호투는 '김성근표' 특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승호는 전날 불펜에서 김성근 감독의 특별훈련을 받았다. 잘못된 폼을 고치기 위함이었다.
훈련 때 던진 공만 167개. 사실 김 감독은 이승호를 4일 선발로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무리를 시켰다. 하지만 고효준의 부진으로 계산이 흐트러지며 167개를 던지고 하루 만에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이승호는 공을 던질 때 고개와 몸의 무게 중심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있던 것을 가운데로 중심을 맞추도록 연습을 했다. 릴리스포인트를 조금 더 앞으로 가져온 것도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이승호는 이날 경기에서 6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67개의 공을 던지고도 괜찮냐. 혹시 연습 때 살살 던졌던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정색을 하며 "감독님이 보고 계시는데 당연히 세게 던질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런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최근에 공이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했는데, 피칭을 하면서 폼을 수정하니 밸런스가 잡혀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 관련기사 ◀ ☞'2승째' 고든 "타자들이 잘 도와줘 마음편했다" ☞'고든 6이닝 1실점 역투' SK, LG에 위닝시리즈 ☞두산 '의지'와 '강박' 사이에서 길을 잃다 ☞'1484일만의 선발승' 김희걸 "공격적인 투구 통했다" ☞최지우, 6일 잠실 LG-한화전 시구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