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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치료·보행도 돕는다···과학입고 진화한 웨어러블 로봇

KAIST·기계연 등 개발 원천기술 상용화 본격화
대형 병원 환자에 재활 치료 목적으로 도입
내달 국가유공자 5인에 보급···판매도 개시
  • 등록 2020-11-18 오전 6:00:00

    수정 2020-11-18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해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 판정을 받은 A씨. 그는 약 7~8개월 재활 훈련을 받아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다. 걸음 보폭을 잡고 균형을 잡는 것이 불편했지만, 국산 웨어러블 로봇 덕분에 빠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았다.

국산 웨어러블 로봇 수준이 올라가면서 A씨와 같은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로봇 보행보조기로 활용되거나 작업자의 힘을 돕는 수단으로 빠른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수입 로봇에 의존해야 했던 실정에서 벗어나 국가 유공자, 하지 마비 환자 등을 위한 보행 보조 수단이자 치료용 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학에서 개발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화해 병원에 보급이 이뤄지는가 하면,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옷감처럼 돌돌 말아 입어 큰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이나 발목형 로봇 의족을 개발해 국가유공자 등에 보급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등에서는 상향 작업용 착용 로봇 ‘VEX’를 개발해 작업 현장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로봇은 특히 가정, 학교, 회사로 복귀하기 위한 일상생활용 로봇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마비 환자뿐 아니라 근력저하로 보행이 힘든 노약자를 위한 로봇보행보조기로 활용하면서 사용자들이 신체 구조에 밀착해 착용하고 가볍게 만들도록 기술력도 갖췄다.

센서로 데이터 수집…각도, 자세 등 제어

로봇에는 발에 센서를 부착해 발목을 움직이거나 힘을 보조하도록 하는 기술이 핵심기술로 적용됐다. 센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스마트 장치와 연동해 환자 맞춤형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존보다 덜 힘들게 걷도록 한다.

보행 상태에 맞춰 걷는 각도와 힘을 주는 정도, 무게 중심의 이동을 감지해 보행 데이터를 측정한 뒤 환자가 정상인과 유사하게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최근에는 훈련기록저장, 보행능력의 훈련분석 등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진과 물리치료사들이 환자의 보행훈련과 재활 정도를 파악하고, 환자에 최적화된 보행과 치료를 돕도록 지원한다.

국제사이배슬론 대회서 기술력 입증 로봇…병원으로 영역 확장

지난 15일 열린 ‘국제사이배슬론’ 대회에서는 국산 로봇을 착용한 선수들이 금·은메달을 획득, 우리나라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해 눈길을 끌었다.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것이다.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2000년대 초반부터 축적해 온 기술을 기반으로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 에스톡스, 재활공학연구소와 협업해 이뤄낸 성과다.

여기에 활용한 핵심 기술은 공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를 통해 뇌졸중과 척수손상, 뇌성마비, 척추이분증, 경수·흉수 척수병증 등에 따른 보행질환을 겪는 하지 부분마비 환자의 보행훈련을 도와주는 보행보조로봇으로 개발됐다. 신길호 엔젤로보틱스 물리치료사는 “이미 로봇은 병원 물리치료실에 다수 기종이 보급된 상황”이라면서 “엔젤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은 기존 병원에서는 트레드밀 위에서 보행해야 했던 것과 달리 평지에서 독립보행이 가능토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제품은 올해 9월 말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로봇재활치료실에 3대가 도입돼 재활치료에 사용 중이다. 내년에는 전국 재활병원에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경철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은 이제 상상이 아닌 현실이며, 지난 1~2년 동안 상용화가 큰 진전을 보여 결과물들이 나오는 단계에 있다”며 “100세 시대에 인간은 다양한 장애를 겪을 수 있으며 로봇 솔루션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리가 불편하다고 하면 로봇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보행보조로봇을 착용한 박XX 양.(사진=엔젤로보틱스)
군인 도우려고 만든 로봇…국가유공자 우선 보급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연구성과의 사업화도 추진되고 있다. 우현수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하지 절단 환자를 위한 발목형 로봇 의족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이듬해 설립한 연구소기업 휴고다이나믹스를 통해 국가유공자와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보급을 추진 중이다.

다음 달부터 국가보훈처와 연계해 전쟁이나 공무로 부상을 당한 국가유공자 5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시범 보급하고, 내년부터 정식 제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의료보조기기로 판매할 계획이다.

우현수 한국기계연구원 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은 “해외에도 유수 재활로봇이 있지만, 그동안 가격이 높고 환자들이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이를 대체할 국산 로봇을 통해 해외 독과점 시장에 변화를 주고, 발목에서 무릎까지 영역을 확장한 로봇 의족을 개발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로봇 의족을 착용하고 걷는 모습.(사진=휴고다이나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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