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지르고 보자'식 주택공약

  • 등록 2021-01-18 오전 6:00:00

    수정 2021-01-18 오전 8:59:03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예비후보들이 너도나도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하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이 다락같이 오르고 매물이 말라붙어 주거난에 시달려온 시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것이다. 정치인이 득표전략으로 유권자의 주된 관심사에 공약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데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임대주택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면서 그 가운데 일부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 덮개를 씌우고 그 위에 짓겠다고 했다. 그가 당선되면 한강 양안의 도로 위로 공중 아파트 라인이 생겨날 판이다. 이전에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단지 등 일부 재개발 지구에서 단지 앞 강변북로에 덮개를 씌워 한강 접근도를 높인다는 아이디어가 나온 적은 있다. 하지만 우 의원의 공약대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거의 3분의 1에 덮개를 씌우고 그 위에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짓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도시경관에 미치는 영향과 안전 문제 등 따져봐야 할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이혜훈 전 의원도 그와 비슷한 덮개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덮개 부분을 공원화해 한강변 단지에 공원으로 제공하고 기존 단지 내 공원을 아파트 추가건립 용지로 확보해 젊은 부부용 지분적립형 아파트 부지로 활용하자는 것이어서 내용이 다르다. 하지만 이 역시 단지간 형평성이나 개발이익 처리 등의 측면에서 복잡한 문제가 따른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앞으로 5년간 74만6천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잔여임기 중 당선자 확정 시점부터 내년 6월 말까지 14개월가량 재임할 시장을 뽑는 선거다. 안 대표가 다음 서울시장 선거 재출마까지 공약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지는 않고 5년짜리 공약을 내놓은 것이니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공직 출마자가 허황된 공약으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태도는 무책임하다. 타당성 검토 정도나 가능할 토건사업 구상을 일단 내지르고 보자는 식이서는 곤란하다. 유권자를 호구로 여기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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