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안철수 “한국 정치사에서 당 대표 탈당 요구 처음 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인터뷰
안잘알 흠집내기 경계…네거티브 부작용 경고
단일화 반드시 이뤄야…3자 구도 있어선 안돼
대선 불출마 결심 쉽지 않아…언행불일치 文정부 심판
“혁신적 시정 통해 정권교체에 도움 줄 것”
  • 등록 2021-01-19 오전 6:00:00

    수정 2021-01-19 오전 6:00:00

[대담=김성곤 정치부장·정리=박태진, 권오석 기자] “같은 야권 내에서 네거티브(음해성 발언)를 하면 지지자들이 상처를 받아 단일후보가 만들어질 때 이탈한다. 그러면 선거에서 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사가 본인을 비방하는 행태와 관련, “우리 상대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야권 인사의 비방을 경계한 것이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안 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당 당사에서 이데일리와 서울시장 출마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그는 최근 국민의힘의 입당·합당 ‘러브콜’을 뿌리친 이유는 황당한 요구 때문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나는 공당의 대표다. (우리 당은) 당원도 있고 지지율 10% 정도 나온다”면서 “정의당의 2배 정도 지지율 가진 정당의 대표가 탈당해서 당원들을 버리고 가버리면 그 당원들의 지지도가 따라오겠는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상대 당 대표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야한다고 했다. 이번 보선이 3자 구도로 가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쉽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다른 여론조사를 종합해 볼 때 여전히 10% 정도 뒤처져 있어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이유는 언행불일치의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대선 출마는 없을 것이다. 내 역할은 시장에 당선되고 혁신적인 시정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야권이 책임지고 맡으면 이렇게 세상이 달라지는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민들이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문제, 민생경제 등 3가지 범주를 끊임없이 언급하는 만큼 관련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고 안 대표는 밝혔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선거 3달 남겨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명사와 유권자들 만나면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듣는가.

△정부·여당에 대해 실망한 분들이 많다. 전 세계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볼 때 서울이 지난 10년 간 후퇴했는데, 그런 부분 제대로 바꿔 달라 요구가 많다. 구체적으론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리 및 백신문제에 대한 불만이 많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문제로 좌절감 느끼는 분들도 있고 경제 때문에 힘들어 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는 시민이 관심 많은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민생 3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2011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에 양보했고, 이번 출마 선언 때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나섰다고 했는데 소회는. 대통령 선거가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기까지 고민도 많았을 텐데.

△우선은 고 박 전 시장의 불행한 소식 듣고 나서는 한마디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서울시민을 이끄는 리더로서 책무를 저버린 데 실망해서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대선을 열심히 준비해도 서울시장에서 야권이 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얘기해줬다. 나도 정권 교체를 해야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불확실성이 너무나 커서 뒤(대선)가 안 보였다. 내가 여기(서울시장)를 맡아서 야권이 승리를 하면 그다음 전망은 훨씬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본인이 야권서 대선 후보 지지율 2위였던 만큼 진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새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휩쓸었는데, 서울시민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1월 초로 따지면 90일 정도 남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거 90일이 남은 건 조선왕조 500년 간 일어날 일이 다 생길 수 있는 기간이다. 큰 선거를 치르면 항상 위기가 찾아오고 출렁거리기도 하고, 다시 고비를 넘는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다.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를 향한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세가 시작됐다.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사실은 네거티브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같은 야권 내에서 네거티브를 하면 나는 상처를 안 받아도 지지자들이 상처를 받아, 단일후보가 만들어질 때 이탈한다. 그러면 선거에서 진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단일후보로 나가겠다고 한 것은 야권은 하나의 동지이므로 서로 포지티브(긍정적인) 경쟁하자, 함께 공조해 정부·여당을 비판하자는 의도였다. 다시 한 번 우리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야권에서 서로가 흠집을 내면 그만큼 단일 후보 표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이번 선거가 쉽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큰 오산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고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공통적으로 민주당은 35% 내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20~25% 사이다. 또 5% 내외의 열린민주당은 민주당 쪽임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보선 당일은 휴일도 아니어서 투표율이 50%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결코 쉽지 않다.

-만약 야권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갔을 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단일후보가 나오면 힘들지 않겠나.

△나는 3자 구도로 가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전통적 선거 운동이 어렵다. TV 토론이 강조될 듯 한데, 지난 대선 토론 때 점수를 좀 까먹었는데 이번 선거 전략은 어떤가.

△지난 대선 때에는 6번의 토론이 있었는데 3차 토론 때 드루킹(댓글조작) 상황에서 악의적으로 여론 조작을 하니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차분하지 못했다. 감정 조절을 잘 못했다. 그 외 4~6차 토론은 내가 제일 잘해서 1등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근데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차기 대선이 내년 3월인데 올 연말쯤 야권에 후보가 없어 안철수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고민해 볼 생각인가.

△내 역할은 시장에 당선되고 혁신적인 시정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야권이 책임지고 맡으면 이렇게 세상이 달라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은 대선 생각은 안 한다. 5년 정도 제대로 일해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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