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사가 본인을 비방하는 행태와 관련, “우리 상대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야권 인사의 비방을 경계한 것이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안 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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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야한다고 했다. 이번 보선이 3자 구도로 가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쉽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다른 여론조사를 종합해 볼 때 여전히 10% 정도 뒤처져 있어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이유는 언행불일치의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대선 출마는 없을 것이다. 내 역할은 시장에 당선되고 혁신적인 시정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야권이 책임지고 맡으면 이렇게 세상이 달라지는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민들이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문제, 민생경제 등 3가지 범주를 끊임없이 언급하는 만큼 관련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고 안 대표는 밝혔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선거 3달 남겨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명사와 유권자들 만나면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듣는가.
-2011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에 양보했고, 이번 출마 선언 때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나섰다고 했는데 소회는. 대통령 선거가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기까지 고민도 많았을 텐데.
△우선은 고 박 전 시장의 불행한 소식 듣고 나서는 한마디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서울시민을 이끄는 리더로서 책무를 저버린 데 실망해서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대선을 열심히 준비해도 서울시장에서 야권이 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얘기해줬다. 나도 정권 교체를 해야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불확실성이 너무나 커서 뒤(대선)가 안 보였다. 내가 여기(서울시장)를 맡아서 야권이 승리를 하면 그다음 전망은 훨씬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본인이 야권서 대선 후보 지지율 2위였던 만큼 진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새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휩쓸었는데, 서울시민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1월 초로 따지면 90일 정도 남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거 90일이 남은 건 조선왕조 500년 간 일어날 일이 다 생길 수 있는 기간이다. 큰 선거를 치르면 항상 위기가 찾아오고 출렁거리기도 하고, 다시 고비를 넘는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다.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를 향한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세가 시작됐다.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사실은 네거티브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같은 야권 내에서 네거티브를 하면 나는 상처를 안 받아도 지지자들이 상처를 받아, 단일후보가 만들어질 때 이탈한다. 그러면 선거에서 진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단일후보로 나가겠다고 한 것은 야권은 하나의 동지이므로 서로 포지티브(긍정적인) 경쟁하자, 함께 공조해 정부·여당을 비판하자는 의도였다. 다시 한 번 우리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야권에서 서로가 흠집을 내면 그만큼 단일 후보 표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이번 선거가 쉽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큰 오산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고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공통적으로 민주당은 35% 내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20~25% 사이다. 또 5% 내외의 열린민주당은 민주당 쪽임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보선 당일은 휴일도 아니어서 투표율이 50%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결코 쉽지 않다.
-만약 야권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갔을 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단일후보가 나오면 힘들지 않겠나.
△나는 3자 구도로 가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전통적 선거 운동이 어렵다. TV 토론이 강조될 듯 한데, 지난 대선 토론 때 점수를 좀 까먹었는데 이번 선거 전략은 어떤가.
△지난 대선 때에는 6번의 토론이 있었는데 3차 토론 때 드루킹(댓글조작) 상황에서 악의적으로 여론 조작을 하니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차분하지 못했다. 감정 조절을 잘 못했다. 그 외 4~6차 토론은 내가 제일 잘해서 1등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근데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내 역할은 시장에 당선되고 혁신적인 시정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야권이 책임지고 맡으면 이렇게 세상이 달라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은 대선 생각은 안 한다. 5년 정도 제대로 일해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