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패배` 노경은 "정재훈 문자에 힘낸다"

  • 등록 2011-07-20 오후 6:56:47

    수정 2011-07-20 오후 8:58:59

▲ 두산 노경은이 대타 손용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이닝종료후 덕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두산 노경은은 늦은 밤까지 잠이 들지 못했다. 전날 얻어맞은 연장 결승타 생각에 계속 뒤척였다. 그러다 어느 누군가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정재훈이었다.

팀내에서 그간 마무리로, 끝내기타를 많이 맞기도 했던 선배 정재훈이 지금 현재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 기분이 이런 거였군요."(노경은) "이제 알겠니. 처음인데 처음 가지고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빨리 잊고 다음 경기 때 꼭 이겨내야 한다. 이겨낸다면 올시즌은 쭉 갈 수 있다."(정재훈)

노경은은 전날 잊을 수 없는 최악의 경험을 했다. 연장 결승타를 내주고 만 것. 롯데와 경기에서 3-3 팽팽하던 10회초 2사 2,3루서 손용석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결승점을 내줬다.

올시즌 첫 패배. 그것도 연장승부끝에 내준 아쉬운 패였다. 프로에 들어와서 9년만에 처음 맛 본 씁쓸함이었다.

"볼을 놓는 순간, `아차` 싶었다. 명백한 실투였다. 볼카운트도 2-1이었고 유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바깥쪽 슬라이더로 빼려고 했는데 그게 너무 정직하게 가운데로 들어갔다. 게다가 손용석이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라 더 긴장하고 집중했는데 몸에 조금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사실 노경은은 10회초 출발부터 그리 좋지 못했다. 선두타자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홍성흔에게 4구째를 얻어맞아 좌전 안타를 내줬다. 노경은 역시 손용석 타석 때보다는 오히려 홍성흔과 승부 당시를 이날 경기의 승부처로 꼽았다.

"홍성흔 선배에게 맞았던 것이 더 아쉬웠다. 타격감이 최근 좋아서 가운데로 몰리지 않게 하려고 몸쪽으로 더 흐르는 투심을 던졌다. 루킹 스트라이크까지만해도 기가막히게 들어갔는데, 마지막 투구가 좀 몰리면서 먹힌 타구가 나왔다. 더 확실하게 뺏었야하는데. 3루 이원석의 글러브를 진짜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무사 1,2루가 되고 나니 부담이 많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초보마무리다. 어차피 한 번쯤은 겪었어야 할 좋은 경험이었다. 김광수 감독대행도 최근 "노경은이 볼이 제일 좋고 마무리를 할 수 있는 투수"이라고 칭찬을 했지만 "젊은 선수인만큼 경험이 문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대행의 말대로 노경은은 좋은 경험을 하나 더 쌓았다. 오히려 매를 먼저 맞는 것이 후반기를 생각하면 더 나을 수 있다. 노경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운 점이 많았다고 했다.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다. 코치님도 말씀하셨지만 한 번 몸쪽으로 던져야겠다 싶으면 돌려 생각하지 않고 바로 바로 힘있게 꽂아야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니 더 어려웠다. 또 타자들이 바깥쪽, 혹은 몸쪽 공을 노리고 있는지 그 여부도 체크해야하는데 어제는 그 부분도 놓쳤던 것 같다."

이제는 아픈 기억을 잊는 일만 남았다. 늦은 밤에 받은 정재훈의 문자메시지에 힘을 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내가 오죽하면 그 늦은 시간에 재훈이 형한테 문자를 보냈을까. 다들 재훈이 형처럼만 마음 먹으면 좋겠다고 한다. 맞아도 당당한 모습이 부럽다. 아직은 처음이라 그런 기억을 잊는 게 쉽지 않지만 이겨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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