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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에는 50년간 새벽 다섯 반이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이발소가 있다. 오래된 유리창에 ‘황해이발’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이곳은 베테랑급 이발 실력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유리창에 붙어 있는 시트지는 군데군데 벗겨져 지저분하고 화장실은 불편하다.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던 황해 이발관이 달라졌다. 오래된 유리창문은 반백살 이발사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시트지가 발려져 있고, 화장실은 깨끗하게 공사를 마쳤다. 동네주민들의 방문도 늘었다. 서울시의 ‘우리가게 전담예술가’가 지원한 뒤 생긴 변화다.
서울시는 올해 선정한 ‘추억담긴 가게’의 환경 개선도 지원했다. 추억담긴 가게는 보존가치가 높지만 취약한 경쟁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생존의 중심에 서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동시에 세대간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보존하겠다는 의지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는 소상공인과 청년 예술가가 지역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가는 사업”이라며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등으로 설자리를 잃어가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청년들에게 다양한 일경험도 제공 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