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亞!금융]日 "종이통장 필요하면 만원 내세요"

미즈호은행, 이달부터 신규 종이통장에 1100엔 발급비
요코하마은행도 다음달부터 종이통장 발급비 제도 신설
은행 부담 줄이고 디지털화 가속 속내
한국도 '인센티브' 제공하며 종이통장 줄이기 가속
  • 등록 2021-01-17 오전 10:14:22

    수정 2021-01-17 오후 9:08:5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아날로그’의 국가 일본에서도 종이통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3대 대형은행 중 한 곳인 미즈호은행이 오는 18일부터 신규 계좌 개설시 종이통장 발급비를 받기로 한 데 이어 지방은행인 요코하마은행도 다음 달부터 발급비를 받기로 했다.

日, 지방은행까지 ‘종이통장 발급비’ 도입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은행은 2월 16일부터 신규계좌 개설이나 통장 이월시 종이통장을 신청하면 한 통당 1100엔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지방은행으로선 처음이다.

요코하마은행은 매해 신규 계좌개설 건수가 20만건에 이르는데, 종이통장 발급을 중단할 경우 종이비와 인쇄비, 관리비 등으로 3600만엔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70세 이상의 고령층 고객이나 통장 발급이 필요한 법인들은 수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한 곳인 미즈호은행 역시 이달 18일부터 예·적금 계좌 개설 소비자들이 통장 발급을 원할 경우 1000엔을 받기로 했다. 수수료에는 소비세가 붙기 때문에 실제 부담액은 1100엔이다. 미즈호은행 역시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70대 이상에게는 통장발급비를 받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이달 15일 전에 개설된 예금계좌주가 종이통장에서 인터넷 통장으로 전환을 신청하면 1000엔을 주는 캠페인도 펼친다. 연 평균 신규계좌 개설이 80만건인 미즈호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70% 이상이 종이통장 대신 인터넷이나 모바일 통장을 쓸 것이라 분석했다.

통장발급비는 종이통장 발급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통장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 보다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기존 미쓰비시UFJ은행이나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포인트를 주거나 인터넷쇼핑 상품권을 주는 식의 인센티브만 제공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통장발급비를 선언하자 반발이 터졌다. 게다가 신규 계좌 개설자만 통장발급비를 내야 하는 만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금융업권 전반의 디지털화가 이어지는데다 종이통장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은행권의 의지가 더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종이통장 하나에 200엔의 초기 인지세를 포함해 인쇄비, 관리비 등이 든다. 통장 하나당 연간 250엔 정도의 관리비”라면서 “일본 대형은행들이 국내 소매부분에서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종이통장 부담이 가볍지만은 않다”라고 분석했다.

국내, 종이통장 줄이기 한창..‘3단계’ 조치는 아직

디지털에서는 일본에 한 수 앞서는 국내도 디지털통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2019년 말 국내 은행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1억2095만명(중복 포함)으로 전년보다 15.5% 늘었다. 5대 은행의 종이통장 발행량은 연 3000만개 미만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종이통장발급비’는 생소한 개념이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금융 거래 전산화에 맞춰 무통장 거래 관행을 정착하겠다고 3단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1단계(2015년 9월~2017년 8월)에선 종이통장을 발급받지 않겠다고 한 고객에게 금리 우대를 해주거나 경품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2단계(2017년 9월~2020년 8월)에선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종이통장을 달라고 고객이 요구할 때만 발급해주며 △3단계(2020년 9월 이후)에선 60세 이상이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종이통장을 발급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2021년 1월 현재 종이통장 발급비를 받는 국내 은행은 없다. 대신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는 고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는 1단계이거나 원하는 고객에게만 통장을 제공하는 2단계에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통장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종이통장 발급비까지 내도록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고객들의 심리적 거부감이 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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