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찰리 채플린의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을 관통한다. 치열한 경쟁이 일상인 사회에서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타인의 삶은 양극단으로 구분된다. 한없이 부러운 희극이거나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지독한 비극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멀리서 볼 때와 달리 대부분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문학계에서 주목하는 젊은 작가들은 비극으로만 보이는 이 사회의 가장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더 깊이 있게 바라봤다. 이서수 작가의 ‘당신의 4분 33초’(은행나무)와 백수린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여름의 빌라’(문학동네)가 그렇다.
“시대와 불화한 천재라면 살아나가기가 힘들지. 나는 내가 시대와 불화한 둔재라고 생각할래. 그게 정신 건강에 나아”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이기동의 모습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기동의 삶이 조금 불운하게 보일지라도 결코 불행하진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서수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우리 인생에서 대다수의 음악은 침묵 속에서 연주된다는 것을, 귀를 기울여보면 소리가 아주 없진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고 적었다. 이서수 작가가 소설을 쓰는 이유다.
재개발지역에 불시착한 듯한 한 가족과 그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나’의 고독과 한계를 그려낸 ‘고요한 사건’, 어느 밤 힘겨워하는 노인을 돕는 착한 일이 초래한 비극으로 자꾸만 그날로 되돌아가는 한 남자를 그린 ‘아주 잠깐 동안에’에서는 타인이 돼보기를 경계해서 외로워지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책을 출간한 문학동네 관계자는 “백수린의 소설은 누구보다 기민하게 세계의 변화를 감지하고 공존을 모색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두 권의 책은 주목받진 못해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위안을 준다. 흐트러짐 없이 각자의 인생을 밀고 나아가는 소설 속 화자들은 더 이상 여리거나 약하지만도 않다. 책을 읽다보면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결정 내리는 우리가 어떤 윤리를 가져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