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여행사 "망했어요" vs 관광벤처 "이제 우리가 대세"

  • 등록 2021-01-18 오전 6:00:00

    수정 2021-01-18 오전 7:27:54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 지 1년. 이 기간, 국내 관광·여행 업계는 고사 직전까지 몰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문화·체육·관광 분야 코로나19 피해 현황’ 자료를 보면 코로나19가 퍼진 지난해 관광업계 피해액은 14조1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여행업(6조4000억원)과 호텔업(4조원)의 피해가 컸다. 방한 관광객 수도 전년 대비 81.9%, 숙박업의 주말 투숙률은 90%에서 30%로 떨어지는 등 업계 전반의 불황이 극심했다.‘

코로나19로 각 나라 국경이 봉쇄되는 등 관광업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여행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휴직으로 불 꺼진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도산 위기에 빠진 전통 여행사

여행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특히 중견여행사들은 잇달아 무직 휴직 기한을 채우지 않은 채 대규모 감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관광과 자유투어는 먼저 대규모 인원 감축에 돌입했다. 롯데관광은 전체 직원 중 3분의 1을 줄였고, 자유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여명이던 직원 수를 30명 이내로 줄였다. NHN여행박사의 대규모 감원은 여행업계 내 이른바 ‘줄폐업’에 대한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NHN여행박사는 25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감행했다. 10명을 제외하고 전 직원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같은 대형 여행사들도 지난해 3월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휴직에 들어갔다. 여기에 하나투어가 여행업계 최초로 완전 무급휴직 카드를 뽑아 들면서 업계는 또다시 크게 술렁거렸다. 지난 12월부터 연쇄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면서 기업 부담이 늘어난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제 정부도 지난 연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체에 대규모 금융지원책을 내놨다. 관광기금에서 신규융자 5940억원, 상황유예 1000억원을 포함해 총 6940억원을 마련한 것. 특히 올 상반기에만 융자예산의 70%(4200억원)을 선제적으로 시중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여행부터 관광숙박업·유원시설업·카지노업·국제회의업(MICE) 등 산업 전반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조치다.

올해 융자예산 중 운영자금을 우선 배려해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관광기금 융자금의 70~80%(3653억원, 3개년 평균)는 시설자금으로 쓰였지만, 운영자금 수요가 2019년 985억원에서 2020년 4166억원으로 약 4.2배 폭증했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여행업계는 직접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맞춰 호텔 등 숙박업소 50% 제한 조치와 관광지 폐쇄 등으로 사실상 영업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국가 간 여행교류가 언제 풀릴지 몰라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우려에 영업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정부가 여행업계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더 많이 던져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트리플, 프립 등 코로나19로 승승장구

코로나19 확산에도 일부 관광 벤처기업들은 오히려 성장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행 플랫폼 기업 트리플은 최근 신규 및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총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트리플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외 관광지와 맛집, 쇼핑 리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항공권, 호텔, 투어, 입장권 등 각종 여행상품을 맞춤 제공하는 여행 플랫폼이다. 전세계 220여 개 도시 140만 개 장소에 대한 여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여행자 위치와 동선에 맞게 제공한다. 2017년 7월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이래 가입자가 600만 명을 넘는 대표적인 여행 앱으로 성장했다. 투자사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여행자 개별 맞춤 콘텐츠 등 트리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비롯, 야놀자의 전략적 투자로 갖추게 된 상품 경쟁력을 고려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시장에서 선도적인 여행 플랫폼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는 평가다. 김연정 트리플 대표는 “트리플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국내 여행 서비스에 야놀자의 국내 숙소, 레저 등 다양한 상품을 더해, 한층 진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AI, 서버, 프런트, 데이터 개발자 및 전 분야의 인력 채용도 활발히 진행 중이니, 최고의 여행 플랫폼 트리플과 함께 성장할 많은 인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립(대표 임수열)은 누적 회원 1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3월 앱 서비스를 출시한 프립은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여가 문화를 혁신해왔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 문화와 함께 2년만인 2018년 5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2년 만에 올 11월 누적 회원 100만 명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신규 가입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성행했던 2020년 1분기에는 신규 가입자가 줄어들었으나, 3분기가 지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임수열 프립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일상과 여가 문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기에 이런 성과를 냈다”면서 “국내 여행, 등산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과 소규모 원데이 클래스 등 프립의 기존 주력액티비티는 계속 선보이면서 동시에 나홀로 여행, 랜선으로 만나는 언택트(Untact) 모임 등을 새롭게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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