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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친환경 투자 기준인 그린 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규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639명의 의원 중 328명이 찬성해 법안이 가결됐다. 278명은 반대했고 33명은 기권했다.
그린 택소노미는 녹색산업을 뜻하는 그린(Green)과 분류학을 뜻하는 택소노미(Taxonomy)의 합성어다. 어떤 산업이 친환경 산업인지 분류하는 체계로, 녹색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을 판별하는 기준이 된다. EU의 발표 초기에는 원자력발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 유럽 내부에서는 1년 이상 갈등을 빚었다. 프랑스를 비롯해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에 포함시고자 하는 국가들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원전 반대파가 팽팽하게 맞섰다. 올해 2월 독일은 천연가스를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기 위해 프랑스와 타협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과 천연가스를 포함시키면 안 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러시아가 원전 시설을 공격하면서 원전의 위험성이 부각됐으며, 천연가스를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킬 경우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반대파는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유럽의회 결정으로 한국의 케이(K) 택소노미 개정 움직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원전을 녹색에너지에서 제외한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오는 8월까지 원전을 포함하도록 녹색분류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