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중국 및 신흥국, 유로존의 경기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어 달러 강세 기조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 이후 넉 달 만에 1200원을 돌파했다.
중국이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경기 부양책보다 경기 부진 우려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증권가에선 달러 강세 흐름은 어쩔 수 없으나 그로 인해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상승하면 반대편에 있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약해지는데 아직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리스크는 극단적으로 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신흥국이 선진국 대비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하단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선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대에서 1.4%대로 하향 조정되는 반면 신흥국은 4.3%에서 4.4%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신흥국(EM) 리스크 지표인 씨티 EM 리스크 애버리즌 인덱스(Citi EM Risk Aversion Index)도 여전히 신흥국 자산 선호를 가리키고 있다.
강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도 신흥국 증시 전반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다”며 “달러가 추가 상승하며 코스피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 지수의 57.6%가 유로화이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 변화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급변하게 된다”며 “유로화를 배제하고 중국 위안, 홍콩 달러, 인도 루피, 한국 원 등 아시아 통화를 넣은 아시아 달러 인덱스를 살펴보면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 매매가 순매수로 전환됐다”며 “외국인은 반도체, 2차 전지 종목을 순매수하는 등 한국 시장의 주도주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