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세상의 모든 '경험'을 팝니다

관광벤처기업 프렌프립의 '프립'
호스트 기반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등산, 라이딩, 꽃꽃이 등 모든 활동 가능
90여만명 회원과 1만여명 호스트 활동
놀 줄 모르던 범생이에서 번듯한 사업가
최근 60억 투자받는 등 성과 올려
  • 등록 2020-08-28 오전 6:00:00

    수정 2020-08-28 오전 6:00:00

여가 플랫폼 ‘프립’에서 운영중인 스쿠버다이빙 클래스(사진=프렌트립)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람들의 삶이 더 즐거울 수 있도록 재밌게 즐길거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프립을 시작했죠.”

호스트 기반의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인 ‘프립’을 운영하는 임수열(35·사진) 프렌트립 대표의 말이다. 2013년 프렌트립으로 시작해 2016년부터 프립으로 브랜드 이름을 바꿨다. 에어비앤비처럼 호스트(주최자)가 액티비티·원데이클래스·소셜클럽 등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소비자(참여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격려한다’는 기업의 슬로건처럼, 프립에는 사람들이 경험하고 싶어하는 모든 모임과 활동이 다 있다.

여가 플랫폼 ‘프립’에서 운영중인 보드 클래스(사진=프렌트립)


2030은 동호회 아닌 프립에서 즐긴다

최근 온라인을 매개로 같은 취향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이 유행하고 있다. 비슷한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뭉치는 일은 예전부터 흔했다. 학교 동아리, 사내 동호회 등이다. 요즘 뜨고 있는 취향 중심의 모임은 동아리 및 동호회와 다르다. 대부분 ‘하루 만나면 끝’인 일회성 만남이다. 단체를 꾸려나가기 위해 누군가는 ‘간사’ ‘총무’ 같은 직책을 맡을 필요도 없다. 취향껏 모이는 자리를 소개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원하는 모임에 일정한 회비를 내고 신청하면 끝이다.

모임의 주제는 다양하다. 주말 등산이나 주중 야간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싶은 액티비티 마니아, 향긋한 와인을 직접 만들어 마시고 싶은 직장인,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묻어나는 필름 카메라로 뭉친 모임도 있다. 여름철에는 ‘프리다이빙’이나 ‘보드’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서너 시간 동안 이어지는 이런 모임의 참여 비용은 3만~5만원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앱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 활동을 찾은 뒤 원하는 날짜를 지정하고 예약하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중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수평어 모임’이다. 모르는 사람과 만나 반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임이다. 임 대표는 “사실 반말 모임에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모일까하는 의심도 들었다”면서 “의외로 사람들은 반말 대화를 재미있는 경험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이 모임을 통해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도 덜 만나고, 반말을 쓰는 경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프립에는 현재 90만명 이상의 회원과 1만 명 이상의 호스트가 활동 중이다. 임 대표는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호스트와 사용자 양쪽 모두를 충족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여가 플랫폼 ‘프립’에서 운영중인 야간 등산 클래스(사진=프렌트립)


◇‘범생이’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로 변신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가를 잘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임 대표는 ‘놀 줄’ 모르는 ‘범생이’였다. 서울 과학고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야외 활동보다 수학 문제를 푸는데 더 흥미를 느꼈다.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진 건 대학 4학년 때 우연히 다녀온 미션캠프와 봉사활동을 통해서다. 캠프에서 한 선생님에게 “지금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살면서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인도와 태국의 오지마을로 봉사활동을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들은 졸업 후 진로나 학점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세계 물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공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그의 관심사도 사회 문제로 바뀌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풀고 싶은 건 젊은이들이 학업이나 취업에 치여 제대로 놀 줄 모르는 문화였다. 주변을 봐도 주말에 영화를 보는 것 외엔 친구들과 술 마시거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창업 전 SNS서비스로 강원도 삼척으로 스노클링을 갈 사람을 모집했다. 걱정과 달리 3일 만에 버스 한 대를 채울 수 있었다. 확신을 갖고 27세이던 2013년 11월 창업했다.

여가 플랫폼 ‘프립’에서 운영중인 댄스 클래스(사진=프렌트립)


올해 투자사 6곳에서 60억원 투자 유치

코로나19 여파로 스타트업도 큰 어려움에 처했다. 프립은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투자유치와 적극적인 마케팅 등 과감한 행보를 보여왔다. 프립의 서비스가 대부분 대면 활동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최근 TS인베스트먼트·우리은행·에셋플러스·나인에프앤아이 등 투자사 6곳으로부터 60억원 규모의 시리지B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정수 TS인베스트먼스 이사는 “여가 액티비티 시장의 확대가 명확한 상황에서 호스트를 기반으로 한 프립의 비즈니스 모델은 확실한 메리트”라며 “여가 액티비티 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립도 장기적으로 서비스 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 앱이 아닌 사람들의 여가를 관리해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20~30대 위주에서 전 연령대가 프립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이다. 임 대표는 “이번 사태는 언택트(간접) 경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간접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택트(직접) 경험의 수요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전체적인 여가 시장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임 대표는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도 전했다. 그는 “힘 있는 조직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앞으로 그런 회사를 만들어서 더 크고 어려운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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