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옥죄자…서민들, 전셋값 부담에 ‘월세살이’ 신세

작년12월 월세 거래량 42% 사상 최고치
대출규제하자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
매매시장도 양극화…실수요많던 노도강↓
  • 등록 2022-01-16 오전 11:18:05

    수정 2022-01-16 오후 9:21:48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부동산 매매거래가 급감하며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의 월세 거래비중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전환 가속화 속 매매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대출 규제에…월세전환 가속화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건은 총 1만388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 거래량은 5833건으로 전체 거래의 42%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준 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넘는 것을 말한다.

월세 거래는 지난 2020년7월 주택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을 시행한 이후 30%대로 급증했고 이후 작년 8월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40%대까지 치솟았다.

월세 부담도 덩달아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2020년 11월 112만2000원에서 지난해 11월 124만1000원으로 10.6% 상승했다.

월세는 매달 현금을 내야한다는 점에서 직장인 등 서민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 월세 세입자는 “월급을 다 저축해도 올라가는 집값을 따라갈 수 없는 마당에 매달 꼬박꼬박 월세까지 내면 언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주인들은 늘어난 세 부담 전가와 임대 수익을 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집주인들과 높은 전셋값 부담에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려는 세입자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월세 전환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자산관리사업단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임대인들이 임대차 3법에 의거해 4년 동안 묶일 물건이라고 생각할 경우 월세를 더 선호할 수 있다”면서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매매시장 양극화…똘똘한 한채 선호

매매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는 양상이다. ‘돈줄 옥죄기’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나 갈아타기 수요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시장은 전체적으로 주춤한 분위기다. 다만 지역별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 외곽지역은 그동안 실수요자 수요자의 매매거래가 많았지만 최근 수요가 급감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강남권은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꾸준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10일 기준)을 보면 서울 집값은 0.02% 올라 전주(0.03%) 대비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 가운데 성북구와 노원구, 은평구는 0.01% 하락했고 마포, 강북, 도봉구는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서초(0.04%), 강남(0.03%), 송파(0.03%) 등 강남 3구는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이나 중대형 단지 위주로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대출규제 강화로 매매수요가 임대차로 옮겨가면서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증액 요구에 추가 자금을 대출받지 못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부 월세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3월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거래절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3월 대선을 앞두고 세제, 공급 등 신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일제히 주택구입 의사 결정을 미룰 것”이라며 “주택을 포함해 금리인상, 여신축소에 따른 자산 시장 양극화도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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