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의 공항24시]⑪안전 필수시설 `탑승교`를 아시나요

게이트와 항공기 연결터널 부착
바람 심하면 '흔들'…충돌 주의
2터미널 개항 뒤 인력감축 "과중"
  • 등록 2019-10-05 오전 8:41:42

    수정 2019-10-05 오전 8:41:42

인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항공기에 탑승교 3개가 연결돼 있다.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항공기 출입구에 접현하는 탑승교 운전은 매순간 긴장의 연속입니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털·탑승동 게이트와 항공기를 잇는 탑승교 운전에는 매달 230여명의 근무자가 투입된다. 탑승교는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경우가 자주 있어 근무자들이 항시 주의하고 있다. 탑승교 운전자 김모씨(38·여)는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지만 탑승교를 항공기에 붙일 때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며 “만약 작은 충돌이라도 발생하면 항공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긴다”고 말했다.

항공기 탑승 위해 꼭 필요한 시설

인천공항의 탑승교는 제1여객터미널(게이트 50개), 제2여객터미널(37개), 탑승동(32개) 등 3곳에서 운영한다. 승객이 게이트에서 항공권을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들어가는 곳이 바로 탑승교이다. 승객이 편안하게 탑승교를 지나 항공기에 탈 수 있는 것은 사전에 근무자들이 탑승교를 항공기 출입구에 접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탑승교의 한쪽은 항상 게이트에 고정돼 있고 반대쪽 끝에는 운전·접현을 위한 캐빈(캐노피·범퍼·조작반 등 포함)이 있다. 탑승교는 터미널·탑승동의 게이트 수보다 많이 고정돼 있다. 한 게이트당 탑승교 1~3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크기에 따라 출입구 수가 다르고 연결하는 탑승교 수도 다르다. 중소형 항공기는 탑승교 1~2개를 접현하고 대형 항공기는 3개를 연결해 승객을 태우거나 내리게 한다.

탑승교 무게는 25~30t 정도이고 길이는 5m에서 40m까지 늘릴 수 있다. 항공기 출입구에 부착하는 탑승교 캐빈 주변에는 리프트 컬럼과 연결된 드라이브 유닛(Drive Unit·전동장치)이 연결돼 있다. 리프트 컬럼은 탑승교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기능을 하고 드라이브 유닛은 탑승교의 길이를 늘려 항공기 출입구 쪽으로 이동시켜주는 장치이다. 리프트 컬럼을 통해 탑승교 높이를 항공기 출입구에 맞춰 4.5~8m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다.

인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항공기에 탑승교가 연결돼 있다.


탑승교 운전자는 접현 시 조종공간에 서서 조작반을 작동하며 드라이브 유닛을 통해 공중에서 항공기에 다가간다. 가까워지면 센서를 확인하며 서서히 항공기 출입구에 캐빈을 붙인다. 캐빈 주변에는 초음파·적외선 센서가 있어 항공기와의 거리가 0.5m 이내로 접어들면 탑승교의 이동 속도를 자동으로 감속한다.

운전자가 신중을 기하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탑승교가 흔들리면 항공기와 부딪힐 수 있다. 알루미늄으로 된 항공기 외부는 작은 충돌에도 흠집이 나고 이 흠집은 고도의 압력에서 비행하는 항공기에 결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정밀하게 조종해 항공기에 접현한다. 지난해 한 운전자는 탑승교를 움직이다가 항공기 날개 아래 엔진 부분을 10㎝ 정도 건드려 회사에서 수억원을 배상한 일도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탑승교 업무를 맡은 회사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와 ㈜원봉기업 등 2곳이다.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에는 탑승교 운전자 150여명(정규직)이 근무한다. 이 가운데 87명은 제1여객터미널에서 업무를 하고 64명은 탑승동에서 일한다. ㈜원봉기업 소속 84명은 제2여객터미널에 있다. 비정규직인 2터미널 84명은 내년 6월까지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소속인 김씨는 “인천공항 탑승교 운전자로 취업한 후 생소한 일을 하면서 어려웠지만 지금은 탑승교 작업반 조작이 몸에 능숙하게 베었다”며 “내가 해온 일에서 사고는 한 차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이착륙 증가…“업무강도 커져”

인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증가하면서 탑승교 업무량이 많아지고 있다. 탑승교 운전업무는 터미널과 탑승동에 각각 3개 팀씩 있고 6일 단위로 ‘주(주간)·주·야(야간)·야·비(비번)·휴(휴일)’ 순으로 교대근무를 한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근무이다. 야간팀은 오전 0시부터 4시까지 2명씩 당직근무를 하고 나머지 직원은 취침이나 휴식을 취한다.

당직자는 해당 시간에 근무지의 전체 탑승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새벽시간대 업무량이 많아져 당직 외 직원들까지 근무에 투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천공항 탑승교 근무자가 항공기에 접현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1월 제2여객터미널 개항 이후 항공기 이착륙 횟수 변화에 따라 탑승교 근무자 수를 조정했다. 1터미널은 108명이 근무하다가 2터미널 개항 뒤 87명(80.6%)으로 감원했다. 2터미널이 개항하면 1터미널 탑승교 업무가 줄어들 것을 예상한 인천공항공사의 지시로 1터미널 근무자 21명(19.4%)을 2터미널로 배치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1터미널의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근무자 감원 비율만큼 줄지 않아 오히려 과부하가 생겼다. 1터미널은 2017년 하루 평균 항공기 465편이 이착륙했다가 다음해 2터미널 개항 뒤 417편으로 10.3%(48편)밖에 줄지 않았다. 근무자가 19.4% 감원된 반면 탑승교 접현 업무 감소 비율은 10.3%에 그친 것이다.

10명이 10개의 업무를 하다가 8명이 9개 일을 하게 된 셈이다. 1터미널 근무자들은 지난해부터 탑승교 업무량이 늘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기존 직원은 1터미널에서 2인 1조로 3개 게이트를 맡았는데 인력이 감원된 지난해 1월부터 대부분 1명씩 3개 게이트에서 탑승교 접현업무를 하고 있다.

탑승교 운전자들은 항공기 이착륙이 몰리는 날은 쉬는 시간 없이 일에 몰두해야 한다. 운전자는 탑승교를 항공기에 접현하는 것으로 일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조종사·승무원·승객이 모두 탑승하거나 내릴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타거나 내리는 과정에서 탑승교가 고장 날 경우 긴급히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이트별로 탑승교는 1~3개씩 있다. 출입구가 많은 대형 비행기 1대를 접현할 때는 탑승교 3개를 한꺼번에 붙여야 한다. 항공기가 한 게이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세 곳에서 대기할 때는 운전자 혼자 감당할 수 없다. 이때는 인근 게이트에서 일하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 원활하게 탑승교를 접현할 수 있다. 탑승교 접현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조종사·승무원·승객의 탑승 시간이 늦어져 이륙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탑승교 운전자 이모씨(40)는 “일을 하면서 인력 부족 때문에 가장 힘들다. 1터미널은 가장 심각하다”며 “야간에 당직자 2명도 부족하다. 인천공항공사와 회사측에서 현실에 맞는 인력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자 박모씨(48)는 “새벽시간에 항공기가 몰려 들어온다”며 “오전 0시에서 4시까지는 휴식이 보장돼야 하는데 당직 외 직원에게도 탑승교 접현 지시가 내려와 제때 쉬지 못한다. 휴식공간에서도 수화물 소음 때문에 편히 쉴 수 없다.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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