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자영업자 500만 시대… 대만카스테라가 준 교훈

대만카스테라, 종편 방송 타고 관련 사업 기울어
관련 프랜차이즈 난립과 유행 지나 손님 준 영향도 커
치즈등갈비, 찜닭 등 한때 인기 아이템도 급감
전문가 “유행 따라 사업하면 큰 실패 맛볼 수도”
  • 등록 2020-04-18 오전 10:00:00

    수정 2020-04-18 오전 10:00:00

대만카스테라(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92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은 대한민국의 빈부 격차 문제를 매우 한국적인 코드로 우습지만 슬프게 풀어냈다.

송강호가 분한 기택은 수차례 사업에 실패하고 현재는 일정한 직업이 없이 아내와 박스 접기 등의 소일거리로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가고 있는 캐릭터다. 그가 손댔다 큰 손해를 봤던 사업 중에는 한동안 큰 유행을 탔던 ‘대만 카스테라’도 있다. 해당 프랜차이즈에 얽힌 이야기를 아는 국내 관객들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대만 카스테라는 문자 그대로 대만식 카스테라를 국내에서 제작, 판매하는 프랜차이즈를 총칭한다. 2015년부터 대왕통카스테라, 따호카스테라, 대만원미대왕카스테라 브랜드가 나오면서 기세를 올렸고 2016년부터는 들불처럼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한때 관련 매장 수는 전국적으로 400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 카스테라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7년 한 종합편성채널의 먹거리 프로그램에서 대만 카스테라와 관련한 비판 방송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파는 대만 카스테라가 버터를 아끼기 위해 식용유를 사용한단 내용이었다.

사업자들은 대만 카스테라는 본래 식용유를 사용한 조리법을 사용한다고 반박했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결국 대다수 대만 카스테라 가게가 문을 닫았고 현재로서는 대만 카스테라 전문점을 찾기 어려운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치즈등갈비(사진=이데일리DB)
다만 대만 카스테라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다. 유행을 따라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났다 몇 년 사이에 자취를 감추는 요식업 아이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때 대학가를 점령해 나갔던 ‘치즈 등갈비’는 최근 찾아보기 어렵다. ‘찜닭’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관련 브랜드만 40여개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었지만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한때 인기 후식이었던 ‘벌집 아이스크림’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선물용으로 많이 찾던 독일 과자 슈니발렌 역시 현재는 지하철 매대에서 간간이 만날 수 있는 정도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대만의 흑당 버블티나 마라탕 프랜차이즈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고개를 드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 자영업주의 수는 563만8000명 수준이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자영업자와 해당 업장에 취업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다.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이거나 해당 업장에서 일한다는 뜻이다. 지속 되는 청년 취업난과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로 자영업자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자영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경우 한때의 유행을 보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식음료 사업에 대한 별다른 영업 경험이나 전략이 부족해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인기를 보고 해당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한때 유행에 따라 사업 아이템을 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맛은 변덕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고집스러워 인기 있는 아이템이라도 한 때 유행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먹튀’ 프랜차이즈도 많은 만큼 가게를 열 때는 다각도로 신중히 접근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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