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담대 급증…3가지 이유 있다

5대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분,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기준금리 인상 전 '미리 대출 받자' 수요↑ 추정
  • 등록 2021-08-04 오전 8:34:01

    수정 2021-08-04 오전 9:05:3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7월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경제가 성장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부가 특별히 관리하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 상승률 수위 달리는 노원구 일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8월 혹은 10월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리 당겨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장기 대출 특성상 기준금리 등 금리 영향을 뒤늦게 받는 편이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전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면 금리 인상 뒤에도 이자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3일 5대 은행 여수신 계정에 따르면 7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9조5837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8237억원(0.79%) 증가했다. 증가율 규모만 놓고 봤을 때는 지난해 11월(0.89%, 4조1354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 같은 증가치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보이기도 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부동산 정책으로 지난 6월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국내 부동산 시장이 다소 위축됐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줄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은행권에서는 크게 3가지를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곧 있을 기준금리 인상을 의식한 대출 수요가 몰렸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받는 수요라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컨대 8월에 받아도 될 잔금 대출을 7월에 당겨 받는다는 뜻”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대출을 받는 게 이자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반 금리가 되는 코픽스는 지난 6월에만 0.82%에서 0.92%로 0.1%포인트 올랐다. 보통 0.01%포인트 정도 오르내리다가 평소대비 10배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코픽스 자체도 최근 1년을 놓고 보면 높은 편이다. 기준금리를 0.5%로 낮추기 직전인 5월 코픽스 수준(0.89%)마저 넘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마저 인상된다면 코픽스도 올라가게 되고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해진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 상승분이 시장 금리에 선반영됐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상반기 계속 상승했다. 은행권 신용대출에 많이 쓰이는 은행채 1년물도 5월 이후 금리가 크게 올랐다. 5월 한때 0.795%였던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8월 2일 기준 1.196%까지 올랐다. 금리 상승 폭은 50.4%(0.401%포인트)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 예상 폭과 비슷한 수준(0.5%→0.75%)이다.

7월부터 시행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7월1일부터 시중은행 가계대출에 DSR 40% 한도 규제가 차주별로 강화돼 적용됐기 때문이다. DSR 강화 전에 신청한 주택담보대출이 7월 집행되면서 통계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대출 규모의 변화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주택담보대출 수요에 변화를 줄 만한 요인은 없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대출받는 금액의 양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6~7월 여름철에 이사가 늘어나는 시즌도 아니다”면서 “거래량은 줄었을지 몰라도 각기 거래되는 금액이 증가하다 보니 대출도 커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7월 ‘패닉바잉’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지금보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택 매수에 나섰을 것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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