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 절실함과 투지로 日실력차 극복하다

  • 등록 2011-11-15 오후 6:14:10

    수정 2011-11-15 오후 6:15:5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북한의 승리는 절실함의 승리였다.

북한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5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후반 5분 박남철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북한은 이날 경기전까지 1승3패에 그쳤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었다. 반면 일본은 3승1무로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홈에서 일본에게 절대로 질 수 없었다.

정대세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홈에서 죽어도 일본에게 질 수 없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같은 마음가짐은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평소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즐겨쓰는 북한이지만 이날 경기에선 정대세와 박광룡을 투톱으로 내세우는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다분히 골을 노려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거친 플레이로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켰다. 경고를 6개나 받고 퇴장도 한 명 당했다. 무리한 반칙이 여러차례 나왔지만 홈어드벤티지도 북한에 도움을 줬다. 북한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는 결국 일본의 기세를 꺾기에 충분했다.

반면 일본은 실력에서 북한 보다 한 수 위지만 절실함이 부족했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 때문에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 신지 등 핵심멤버를 빼고 후보선수들이 대거 경기에 임했다.

전날 평양 입국때부터 녹초가 된 일본은 5만명의 평양시민이 펼치는 살벌한(?) 카드섹션 응원에 낯선 인조잔디까지 경험해야 했다. 여러가지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선수들의 얼굴 표정에는 빨리 경기를 끝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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