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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스테보의 프리킥 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최근 K리그에서 서울을 상대로 5연승을 내달렸다. 올시즌만 놓고 보면 4월 1일 K리그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한데 이어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반면 서울은 최근 수원전 4경기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라이벌 관계라고 하지만 수원만 만나면 작아지는게 서울의 모습이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세 번 연속 진다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경기 전부터 양 팀은 서로에게 도발을 서슴치 않았다. 서울이 '반칙왕 스테보'라는 동영상으로 수원을 공격하자 수원은 "영상의 색감과 디자인이 수준 이하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수원 라커룸에 있는 '승점 자판기'는 잘 알려진대로 서울을 조롱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서울은 데얀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박희도, 몰리나, 최태욱을 2선에 배치했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의도가 묻어났다. 수원 역시 라돈치치 원톱에 스테보, 에벨톤, 서정진을 뒤에 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직접 키커로 나선 몰리나의 슈팅이 수원 골키퍼 정성룡에게 걸리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 주도권은 수원쪽으로 넘어갔고 서울은 수세에 몰렸다.
결국 서울은 전반 41분 자책골로 선제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수원의 오른쪽 풀백 오범석이 올린 크로스가 그만 서울 수비수 김주영의 발을 맞고 서울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 수원과 서울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수원은 후반전에서도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9분 스테보가 프리킥을 직접 차 서울 골망을 갈랐다. 수원은 두 골차로 앞선 뒤 골문을 꽁꽁 틀어막았고 결국 2-0 완승을 훌륭히 마무리지었다.
서울은 몰리나가 여러차례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골문을 외면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앙숙 대결 답게 격투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서울 수비수 김진규가 수원 공격수 라돈치치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다. 결국 라돈치치는 더이상 경기를 뛸 수 없었다. 이후에도 거친 파울이 쏟아져 옐로카드가 속출한 가운데 경기 종료 직전에는 김진규와 수원의 박현범이 다시 충돌을 벌였다. 양 팀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 뛰어나온 가운데 결국 김진규는 퇴장, 박현범은 옐로카드를 받는 것으로 간신히 상황이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