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군 당국은 25일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제13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2전차 3차 양산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2차 양산 때와 마찬가지로 독일제 변속기를 장착해 3차 양산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미다.
국산 변속기, 3차 양산 사업서 또 ‘고배’
S&T중공업이 개발한 1500마력급 변속기(모델명 EST15K)는 세계 최초 전진 6단과 후진 3단의 소형·고효율 궤도차량용 자동변속기다. 유압제어기술, 제동기술, 조향기술, 전자제어기술, 변속기술 등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 돼 있다.
특히 S&T중공업은 자동변속기 체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변속제어장치(TCU), 정유압조향장치(HSU), 변속장치, 유체감속기, 브레이크 등 핵심 부품 개발도 완료했다. 이들 부품이 시험평가를 통과할 경우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동장비용 변속기의 핵심부품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국산 변속기는 지난 2차 양산에 이어 3차 양산 사업에서도 배제됨으로써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앞서 S&T중공업의 변속기는 야전시험(OT)과 도로시험(DT)에 성공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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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산 변속기에 대한 국방규격의 모호성과 외산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군 당국을 규격을 구체화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군 당국이 평가 기준을 완화해 업체에 편의를 봐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외산 제품은 9600㎞ 달성 기준이 ‘창정비’ 수준이 아니라면 단순 정비 이후 중단된 시점부터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저도 실제 시험평가가 아닌 서류 한 장으로 시험평가를 갈음해 도입됐다.
가혹한 ‘문턱’…軍, 국산화 지속 추진
앞서 군 당국은 시속 32km까지 8초 이내에 도달하는 파워팩 성능을 요구했지만 국산 파워팩은 8.7초가 걸려 요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가속성능 기준을 9초로 낮춰준바 있다.
이 역시 특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속성능 기준을 해외 사례로 설정하면서도 방식은 가혹했기 때문이다. 외산 제품의 경우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함께 밟고 있다가 시속 32km에 도달하기까지를 측정한다. 그러나 국산은 측정 시작 시점부터 가속 페달을 밟아 성능을 평가 받았다.
특히 군 당국은 최근 관계기관간 이견이 있을 경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내구도 평가 등을 진행키로 합의한바 있다. 하지만 당국의 난색으로 3차 양산 사업 역시 독일산 변속기 탑재로 사업 방향이 기울었다.
한편, 2010년부터 시작된 K2전차 양산 사업은 2023년까지 총 2조 8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K2 전차 3차 양산 사업 예산은 350억원이다. 2021년 정부안에는 2차 양산분과 3차 양산분을 합쳐 총 3094억원이 반영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