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1차장' 나병훈에 쏠린 눈…요직 건너뛰고 중앙지검 '넘버2'

엘리트 검사 출세 코스 1차장에 요직 안 거친 나 차장 깜짝 발탁
이성윤 최측근 보좌 수석 차장…李와 '호남' 빼곤 공통분모도 없어
법조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문제 소지 최소화한 인사"
  • 등록 2021-02-24 오전 6:00:00

    수정 2021-02-2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지난 22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에 발탁된 나병훈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다. 그동안 검찰 내 관행을 깨고 재경 지검 차장검사나 법무부 또는 대검 출신이 아닌 인물이 요직에 오르면서 발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병훈 신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내정자 (사진=뉴스1)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나병훈 신임 1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로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28기)하고 울산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나 차장은 연수원 기수만 보면 충분히 지검 차장검사들의 최선임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 오를 시기다. 현재 최성필 중앙지검 2차장검사도 연수원 28기며 구자현 3차장검사와 형진휘 4차장검사는 29기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선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연수원 28기 3명이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다만 나 차장은 이전 1차장들과는 근무 이력이 판이하게 다르다. 중앙지검 1차장은 주요 현안 사건들을 지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검찰 내 비위 사건도 조사하는 등 권한이 막강하다. 이 같은 이유로 지금껏 주로 엘리트 특수·공안·기획통(通) 검사들이 이 자리를 거쳐갔다. 또 그간 1차장 자리는 서울동부·서부·남부·북부 등 재경 지검 차장검사들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1차장을 거쳐간 인물들만 봐도 지난해 상반기 인사에선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하반기 인사에선 김욱준 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이동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당초 물망에 올랐던 인물은 문성인 서울남부지검 1차장,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 김양수 서울동부지검 차장 등이었다.

반면 나 차장의 최근 이력을 보면 지난 2019년 하반기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부장검사급), 2020년 상반기 제주지검 차장, 2020년 하반기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 파견) 등을 거쳤다. 그렇다고 대검이나 법무부에서 요직을 맡은 적도 없다.

앞선 이력들을 차치하더라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해야 하는 수석 차장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지검장과 ‘호남’이라는 공통분모를 제외하고는 연결 고리 역시 약하다. 법조계에선 나 차장에 대해 특별한 정치적 성향 없이 치우치지 않는 수사를 하는 인물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인권감독관으로서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검사들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 주요 보직에 발탁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의 이 같은 공식 설명과는 달리 법조계 일각에서는 나 차장 발탁에 대해, 이번 인사를 앞두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 등 잡음이 많았던 만큼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하반기 대규모 검찰 인사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한 지검장 출신 변호사는 “이번 인사는 빈자리를 메우는 차원에서 나 차장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통해 문제 소지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앙지검 차장들이 지난해 12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 당시 이성윤 지검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점을 감안해, 나 차장 발탁을 통해 이 지검장의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리더십 회복을 돕겠다는 의도 아니겠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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