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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新인류]②구매력 커지는 ‘액티브 시니어’…“나를 위해 쓴다”

돈·시간 있는 베이비부머 은퇴 시작…시니어 시장 주목
골프·해외 여행 등 여가생활 누리는 수요도 증가
이미 고령화 사회 진입…내년 고령친화시장 73조원 예상
  • 등록 2019-10-04 오전 6:30:00

    수정 2019-10-04 오전 6:30:00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현대백화점에서 식사를 마친 시니어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평일 낮 백화점에서 친구를 만나 모임을 하고 식사와 디저트를 즐긴다. 명품을 구매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 여유롭게 해외 자유 여행을 떠나고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도 즐긴다.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성생활에도 적극적이다.

드라마에서 보는 ‘금수저’나 건물주 얘기가 아니다. 자신을 꾸미거나 남은 시간을 재미있게 향유하기 위한 지출에 거리낌이 없는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이다. 이들은 여생을 소일거리를 하며 손주를 보거나 자녀 세대에 의존해 노후 생활을 준비하던 기존 실버 세대와 구분된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시니어 세대의 이 같은 구매력 증대 추세는 유통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생)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시니어들이 이제는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의 세대가 된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에서 패션 상품을 구매한 60대 이상의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명품(11.8%), 화장품(9.1%), 스포츠(8.8%), 가전(16.7%) 등도 주로 구매했다. 현대백화점 VIP 고객 중에는 60대 이상이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60대 이상 고객의 매출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2%씩 올랐다. 위 기간 롯데백화점 패션 상품군 평균 신장률이 2~5%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해외 패션 상품군에서 6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2년 8.9%에서 2018년 13%로 4.1%포인트(p) 늘었다. 전 연령대 중 신장세가 가장 크다.

상대적으로 상품 단가가 높은 백화점에서 60대 이상의 소비가 늘어난 것은 은퇴 후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들이 평일 대부분의 시간을 백화점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입점 특성상 근교 어디서 오더라도 교통이 편리하고 모임과 식사까지 모두 한곳에서 할 수 있다. 시니어를 위한 문화센터 강좌나 모임이 끝난 후 집에 갈 때 장까지 볼 수 있어 이들에게 백화점은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놀이터나 다름없다.

평일 낮 명품 옷과 선글라스, 모자로 한껏 꾸민 시니어 세대들이 백화점에 앉아 식사를 하고 팥빙수로 입가심을 하는 모습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예로 들면 평일 점심 식당가를 이용하는 전체 고객 중 60대 이상 고객 비중이 35%가량이다. 이들은 한식 ‘가야’, 중식 ‘도원 스타일’, 디저트 ‘밀탑’ 등을 주로 이용한다.

60대 스마트폰 이용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모바일 서핑에도 익숙한 만큼 온라인몰을 통한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의 지난해 연령대별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의 매출은 61.3% 성장했다.

직장에서 갓 은퇴한 최근의 액티브 시니어들은 시간이 많다. 이런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여가 활동을 향유하고 싶어 한다. 골프나 해외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17 한국골프지표’에서 60대의 골프활동 인구는 14.4%로 20대(13.8%)보다 높았다. 특히 60대 여성의 경우 비중이 8.3%로 30대 여성과 같은 수준이었으며, 50대 여성(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관광정보시스템에서도 지난해 60대의 출국 비중이 처음으로 8%를 넘긴 8.13%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는 8.4%로 늘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17.6%로 전 연령대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가는 ‘웰에이징(well-aging)’을 추구하는 세대인 만큼 성생활에서도 적극적이다.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TENGA)’를 운영하는 텐가코리아의 지난 2분기 60대 매출은 1분기보다 63%나 신장했다. 전체 중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옥션에서도 지난 1분기 60대의 성인용품 구매 신장률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35%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가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이 14.8%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2025년쯤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꿔 말하면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시장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산한 고령 친화 시장 규모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2012년 27조 4000억원에서 2020년 약 72조 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니어 고객이 가족을 위한 소비를 했다면 최근에는 나를 위한 소비에 나서며 업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노인 전용’ 제품이나 서비스도 있겠지만 이들이 불편함을 해소하고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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