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려면 ○○○ 챙겨라'…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ESG

KBㆍ신한금융, CEO 평가항목 ESG 성과 반영
글로벌 기조 맞춰 소셜·환경 등 투자 확대
  • 등록 2020-08-14 오전 6:00:00

    수정 2020-08-14 오전 6:00: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금융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세 가지 항목에서 기업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계량적으로 알려주는 지표다.

전세적으로 ‘착한 기업’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ESG 수준이 높을수록 글로벌 투자의 러브콜을 많이 받는 환경이다. 여기다 ‘착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까지 커지면서 ESG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금융그룹들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임원 성과 평가에까지 ESG를 반영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 CEO 비계량평가에 ESG 항목 넣어

KB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ESG경영에 가장 적극적이다. 13일 금융업계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올해부터 CEO(최고경영자) 및 임원의 비계량 지표 평가항목에 ‘ESG 성과’ 항목을 집어넣었다. 그동안 사회공헌활동, 혁신금융 등 각기 분산돼 있던 평가항목을 한 데 모으고, 평가 범위도 환경ㆍ조직문화 등으로 확대해 별도의 ESG 평가 항목을 만든 것이다.

이미 KB금융은 대출과 투자 승인 때 신용평가 부분에 ESG 관련 내용을 비재무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14명 규모의 ESG부서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으며 3월에는 금융그룹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ESG 관련 투자 규모를 2030년까지 50조원로 확대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이는 기존 20조원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된 금액이며, 금융그룹 내 최고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영은 글로벌 화두로 이에 뒤떨어지면 기업의 성장성도 떨어지게 된다”며 “KB금융도 이같은 추세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신한금융그룹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지속가능금융(친환경 금융지원) 규모를 20조원(누적)으로 늘리고, 올해 안으로 혁신성장지원(창업생태계 지원)도 25조8000억원, 서민금융은 6조3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물론 신한금융도 CEO 및 임원들의 평가 중 비재무 성과지표에 ‘지속가능경영(ESG) 체계 확립’ 항목을 추가해 관련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임원들의 평가 항목에 ESG가 추가되고 있고, 관련 내용 유무에 따라 승진까지 좌우되고 있다”며 “일부 임원들의 경우 ESG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업무에 대한 방향성을 묻기 위해 자문사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ESG 분석·평가와 의결권 자문을 하는 곳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서스틴베스트·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3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 ESG 투자지표로 활용

금융그룹들이 ESG 역량 평가에 적극 나서는 속내는 전 세계적인 투자 기조가 ESG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기업을 평가할 때 영업이익 등의 재무적 성과뿐만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등의 비재무적 요소 반영하고 있다. 일부 투자기관은 ESG 평가가 없는 곳은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내비치기도 한다. 해외 IB나 글로벌 비즈니스에 관심이 높은 금융그룹에 있어서는 ESG경영으로 평판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동맹(GSIA)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 포함) 등 5개 지역의 ESG 투자규모는 2018년 약 30조7000억달러(한화 3경6394조원)로 2016년 22조8000억달러보다 약 34% 증가했다. 또한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앞으로 20년간 ESG와 관련된 투자 자금의 규모가 20조달러(2경3220조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글로벌 흐름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ESG관련 투자가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는 금융기관들의 소셜본드 발행이 늘어나며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내 ESG 투자는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이 주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ESG 평가지수 활용해 투자기준과 주주활동 등에 활용하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SG 이슈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의 증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확대를 통해 국가 주도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점을 고려하면 ESG 투자는 앞으로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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