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용진 "코스피 3000시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20년 전 질문 다시 던지는 `40대 기수` 박용진
한국 정치, 패기와 도전·역동성 부족
`전태일 정신` 실천, `열린 대통령` 지향
"불평등·불공정에 맞서 온 지난 여정 지켜봐달라"
  • 등록 2021-02-26 오전 6:30:00

    수정 2021-02-26 오전 9:40:52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렇게 물었다. 권영길 전 대표가 `국민승리21` 소속으로 대선에 도전했을 때 대변인을 지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 2020년 한국 1인당 GDP가 주요 7개국(G7) 수준이고 코스피 3000 시대라는데 과연 행복한지, 살림살이가 나아졌는지 다시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박 의원은 `40대 기수론` `젊은 리더십`을 내세우며 대권 행보 중이다. 지난 1월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1박 2일 간의 광주 일정을 소화한 뒤 부산과 울산, 전남 등 전국을 누비고 있다.

차기 대선 당내 경선에 도전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대의 첫 관문을 열고 가능성의 봇물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만 29세의 나이로 16대 총선에 출마한 뒤 20여년 만에 대권에 도전하는 그는 젊음과 열정, 기득권에 맞서는 패기를 강조했다. 박 의원은 “패기와 도전, 역동성이 부족한 게 한국 정치”라면서 “새로운 세대의 첫 관문을 열고 가능성의 봇물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마다 세배를 드리는 권 전 대표와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그에게 `전태일 정신` 실천을 당부했다.

박 의원은 “배려 대상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서 노동 존중을 실천하고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실현하는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사회적 대타협 과정에서 노동 진영의 적극적인 협조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 소득` 등 여권 내 복지 논쟁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 상실의 시대를 대비해 좌우 논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점검해야 할 일은 맞다”면서도 “세율 변경 하나도 힘든데 존재하지도 않은 세금을 신설한다는 등 너무 쉽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 않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전 국민 복지 행정 통합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국민 자산인 데이타를 활용해 기업 등에게 이익을 창출한 뒤, 이를 국민 전체에 배당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더 많은 세금, 더 많은 분배`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넘어서는 `국민자산성장시대`를 고민 중이다.

박 의원은 “가구당 5억원 정도의 자산 형성을 가장 이른 시간 내 이룰 수 있도록 국가가 각종 제도적 지원을 설계하고 뒷받침하는 것에서 시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공동체 리더의 자격으로는 불공정·불평등에 맞서는 용기를 꼽았다.

박 의원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그간 박용진이 무엇을 해 왔는지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기득권에 맞서는 용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득권과 재벌에 포섭되지 않고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맞춰 공정 사회를 만드는 젊고 용기 있는 대통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전태일 정신을 실천하는 대통령`의 의미는.

△전태일의 연대 정신은 남으니까 해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나눠서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내는 과정이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게 사회적 대타협 과정에서 얻어야 할 리스트는 적극 내놓지만 양보해야 할 것들은 주저하는 것이다.

전태일이 차비를 털어 여공들에게 풀빵을 나눈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할 테니 정부도 더 지원하고 사용자도 더 해 달라` 이렇게 해 줄 수는 없나라는 생각이 든다. 고용 불안 없는 공무원·교사들이 고용 보험을 납부하면 혜택을 못 받는 플랫폼 노동자, 노조 미조직 노동자드을 위한 새로운 재원이 확보 가능하다.

첫째는 노동 존중을 말로만이 아닌 당연한 권리, 배려 대상이 아닌 권리 측면에서 발언권과 결정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구축하는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협조를 노동 진영에도 당부하는 것이다.

-현실 정치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재선 의원인데 대선 직행 결심한 배경은.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 등이 뭉쳐서 이번 경선 과정은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파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광역단체장의 위치도 중요하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세상을 바꾸려면 대통령으로 직접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과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지 나이나 정치 경험으로 사실 빠른 건 아니다. 너무 고령화 돼 있고 패기나 열정, 역동성이 부족한 게 한국 정치다.

대기업 등 경제계를 포함해 사회 각 분야 임원으로 90년대, 2000년대생이 등장하는 시대다. 새로운 세대의 첫 문을 열고 가능성의 봇물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 본격적인 고민은 2년 정도, 결심은 작년 1월에 했다. 주변에 `사고를 칠 것 같다`고 했지만 예상을 못 했을 거다.

젊은 정치인 박용진이 되면 밤에 청와대로 야당 지도부 모시고 소주에 해물 라면 놓고 법안 얘기하고 국정 논의하는 `열린 대통령` 모습, 대정부 질문 직접 나서 국민 앞에서 토론하는 모습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여권 대선주자 후보들 간 `기본 소득` 논쟁이 한창이다.

△지금의 기본소득 논쟁은 SF 공상과학 소설처럼 흘러가고 있다. 기본소득 취지에는 긍정적이고 그 논쟁이 반갑지만 연간 50조로 추산되는 예산을 증세 없이 이뤄내겠다는 말씀이나 300조 투입 구상을 밝히는 주장이 본의와 다르게 국민들에게 황당하게 보이거나 기본소득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가중시키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기반 노동 상실의 시대를 대비해 좌우 논리가 아니라 실제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점검해야 할 일은 맞다. 그러나 세율 변경 하나도 힘든데 존재하지도 않은 세금 신설 등 너무 쉽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새로운 세금 구조를 동원하지 않는 선에서 실험적으로 적용 준비를 해봐야 한다.

가령 K뉴딜 데이터 댐·데이터 청 논의가 있는데 기본 설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관련 국가 플랫폼을 만들어서 거기에 기업이 광고를 노출시키거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플랫폼 기반한 시스템을 국가가 구축하고 국민연금처럼 공공기관·공기업이 운영을 해서 이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

`21세기 원유`는 데이터란 말이 있다. 국민 자산인 데이터로 여러 이익 구조를 창출해 기업 등으부터 이익을 얻고, 그 이익을 국민 전체에 배당을 하는 식이다. 통장에 둘 수도 있고 국가 추천 사업 등에 투자를 할 수도 있게 하자는 거다. 국민 복지 서비스 행정을 통합하고 `신청주의`가 아닌 `제공주의`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노진환 기자)


-박용진이 걸어온 길 가운데 세 가지 장면을 꼽자면.


△여러 장면이 있지만 민주통합당을 만들기 위해 진보신당 탈당계를 내던 날, 평생 못 잊을 거 같다. 20대 국회 `유치원 3법`이 통과 되던 날과 작년 6월 `나 홀로 출정식`을 하던 날이다.

고창 선운사 도솔암에 가면 마애불 있다. 그 앞에 가서 `세상을 바꾸겠다` 소원을 빌었다. 진보정당 시절부터 20년을 함께 한 아주 중요한 두 사람과 같이.

갑오농민 전쟁 때 동학군들이 두려움 떨쳐내는 출정식을 한 곳이다. 당시 동학군들의 심정을 떠올리며 두려움을 떨치고 결심을 확고히 하고 온 자리다.

-박용진의 `시대 정신`은.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고 대한민국은 일류 국가라는데 과연 `살림살이 나아졌나, 행복하시냐` 제가 다시 묻는거다.

불평등과 불공정에 맞서는 용기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날이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불평등 격차 커지고 있다. 진정한 공동체 리더는 불공정·불평등 해소를 완화하고 기득권에 맞서야 한다.

자난 20년 간 박용진이 무엇을 해 왔는지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고 기득원에 맞서는 용기가 무언지 알 수 있다. 기득권과 재벌에 포섭되지 않고 국민 상식과 눈높이 맞춰서 공정 사회를 만드는 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젊고 용기 있는 대통령이다. 국민들의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 `국민자산 성장시대`를 설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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