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폭행 증거 모았다…“이리와, 이빨 깨물어!”

  • 등록 2020-07-02 오전 7:54:06

    수정 2020-07-02 오전 7:57:15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 행위를 신고한 후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한체육회가 관련자들을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최숙현 선수, 최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JTBC 뉴스 캡처)
대한체육회는 1일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지난 4월 8일 故 최숙현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 지난달 1일 대구지검으로 사건이 이첩돼 현재는 대구지검에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지도자, 선배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망 전 최숙현 선수는 수년간 녹취록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는 최숙현 선수에게 “운동을 두 탕을 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쪄 있잖아.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라고 했다. 최숙현 선수가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라고 설명하자 이 관계자는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 이리 와, 이빨 깨물어!(찰싹)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꿍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 알았어?”라고 말했다.

YTN 뉴스 캡처.
훈련일지에서 최숙현 선수는 비 오는 날 먼지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하다, 하루하루 눈물만 흘린다고 적었다. 또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글을 적기도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6일 새벽, 23살의 어리고 어린 故 최숙현 선수가 숙소에서 뛰어내렸다”라며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故 최숙현 선수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며 “대체 ‘그 사람들’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사람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직장운동부에 속한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이었다.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故 최숙현 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지만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라며 “경북체육회는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오히려 故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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