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야구 선배로서 마음 무거워...국민 실망 풀어드리겠다"

  • 등록 2021-07-17 오후 2:57:10

    수정 2021-07-17 오후 2:57:10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첫 훈련을 시작한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얼굴은 어두웠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잇따라 불거진 각종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가진 대표팀 첫 공식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 훈련 첫날을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하는데 위기를 맞고 있어 야구 선배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준비를 잘해서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야구 대표팀은 최근 사태로 쑥대밭이 된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떠안게 됐다. 팬들의 비난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그나마 밑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야구 이미지를 되살릴 길은 야구대표팀이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것뿐이다.

김경문 감독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는 “어제 모여서 선수들에게 짧게 얘기했고 선수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며 “분위기가 무겁지만 그래도 많이 응원을 해달라. 조금 힘들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먹어 국민의 실망을 풀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프로야구 정규시즌 전반기가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되면서 대표팀 선수들도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특히 소속팀에서 확진자가 나와 격리 조치됐던 일부 선수들은 상당기간 경기는 물론 훈련조차 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며 “현재 연습경기가 두 차례 잡혀 있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해 KBO에 요청한 상태다. 가능하다면 1경기 더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사태로 대표팀에서 자진사퇴한 내야수 박민우(NC), 투수 한현희(키움)를 대신해 투수 김진욱(롯데), 투수 오승환(삼성)을 추가 발탁했다. 부득이한 대체 발탁이지만 그래도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김경문 감독은 “김진욱을 선발한 이유는 대표팀에 좌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면서 “김진욱이 전반기 선발로선 성적이 안좋았지만 중간에선 내용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왼손투수가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이의리, 김진욱 등 좋은 투수를 키우는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승환에 대해선 “한국야구가 어려운데 큰 형이 와서 후배들을 잘 다독여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뽑게 됐다”고 설명했다.

첫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최종엔트리에서 2명이나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김경문 감독은 “큰 부상이 생기지 않는다면 지금 선수들로 계속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표팀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가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질문에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에서 빠진 선수들 경우 마음의 상처를 얻었는데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또 한 번 상처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이야기는 아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래도 금메달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이번에도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고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미국과 치르는 1, 2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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