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오후 3시30분 서울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한 전 총리를 후보자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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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는 대통령 명을 전제로 내각통할권을 비롯해 국무위원 인사제청권 등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조만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할 조직개편안과 내각 구성에 대해 한 총리 후보자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한 후보자의 생각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와 만남에서 상당수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통의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만나 장관 지명자에게 차관을 추천받는 등 책임장관제를 비롯해 전반적인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산업 현상을 고려해 산업정책과 일체화된 통상 전략을 위해서는 통상기능이 잔류돼야 한다고 내세운다. 여러 경제단체를 비롯해 기업들도 대체로 산업-통상 일체에 공감대가 서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기업 입장에서 통상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기업을 이해하는 쪽이 통상을 맡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통상 기능을 외교부에 이관하는 분위기가 강하긴 하지만 한 총리 후보자 내정으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산업부 출신인 한 전 총리가 산업-통상 일체 논리에 보다 방점을 찍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한 전 총리와 오랜 기간 근무를 했던 한 관료는 “공직 생활을 떠난 이후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전제하며 “다만 산업부에서 통상산업비서관, 차관 등을 맡으면서 당시 산업과 통상 기능은 분리할 수 없이 함께 가야 복잡한 글로벌 통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귀띔했다.
`경제·산업통`으로 분류되는 한 전 총리는 실제 산업, 통상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관세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을 거쳐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 통상 분야에 전문성을 쌓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기능을 외교부로 옮겨 탄생한 외교통상부를 만들었고,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돼 경제 전반을 살폈고,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미 외교·통상 전문가로 높은 평가를 받아 주미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설립에 집중해야
오히려 한 후보자가 통상 기능 이관보다는 경제 안보 컨트롤타워 설립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경제안보에 집중하는 회의체를 구성하고 산업부와 외교부, 민간 위원들을 고루 파견해 외교, 안보, 산업, 통상을 두루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과 같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대등한 구조를 갖는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NSC와 유기적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보좌관이 반도체회의를 주재한 것처럼 미국은 NSC와 NEC 인사들이 양쪽에 모두 소속돼 있다”면서 “안보에서 터지는 파장이 경제에 미치는 만큼 양쪽을 유기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