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건희 회장에 쏟아진 헌사, '영웅'을 우리는 보았다

  • 등록 2020-10-29 오전 6:00:00

    수정 2020-10-29 오전 6:00:00

지난 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어제 영면했다. 고인의 운구 행렬은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의 승지원에 이어 화성 사업장을 들러 임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타계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이 회장과 그의 업적을 기린 추모 열기는 놀라운 것이었다. 각계각층의 국민이 직, 간접으로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감사를 아끼지 않았다.‘이건희 신드롬’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의 근원은 한 마디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한 그의 공이 누구도 따를 수 없을 만큼 혁혁한 데 있다. 조문객들 사이에서는 “1등 정신을 심어주셔서 감사하다”“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자랑스럽게 코리안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는 등의 헌사가 끝없이 이어졌다. 2030의 젊은 세대에서도 고인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급속히 퍼지며 온라인 상에서는 “(이 회장의)세계적 영향력이 세종대왕보다 위”라거나 “국민장을 해줘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혁신·도전·모험을 두려워 않고 초일류를 향해 자신과 조직을 부단히 담금질한 고인에 대한 존경의 감정이 절절히 배어 있는 말과 글들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내놓은 메시지와 행태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다. 고인이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무노조경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삼성은 개혁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추모 논평으로 비난을 자초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 비판적 시각을 앞세워 자신의 컬러와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는지 모르지만 고인을 보내는 자리에서 굳이 그런 방식을 고집해야 했는가는 의문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는 정치인들보다 일자리를 해결해 주고 세계 1등의 꿈을 심어준 고인이 진짜 거인으로 비칠 게 분명하다.

“가장 먼저 위기를 알아채고 가장 먼저 기회로 바꾼” 개혁전도사 이건희 회장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돈 버는 기업인보다 돈 쓰는 관료와 정치인이 더 행세를 하는 이 시대에 고인과 같은 거목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한국 경제의 불운이다. 우리는 고인과의 이별에서 잊고 있었던 ‘진짜 영웅’의 참 모습을 다시 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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