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보스’ 연우진 “실제 연애, 끌어주는 상대에 의지”(인터뷰)

  • 등록 2017-03-27 오후 12:03:27

    수정 2017-03-27 오후 12:03:27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사투리가 나오진 않았나요. 4개월 동안 말없이 지내다 이렇게 육성으로 말하는 게 어색해서….”

배우 연우진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인터뷰 시간은 겨우 40분. 짧은 시간 동안 연우진은 많은 말을 토해냈다. 못내 아쉬웠던지 “부족한 부분은 서면으로 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전해졌다.

연우진은 지난 14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를 마무리했다.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2015) 이후 2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시청률은 아쉬웠다. 방영 기간 여주인공 박혜수의 연기 논란, 대본 전면 수정 등으로 잡음도 일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은환기 캐릭터를 끌고 간 연우진의 연기는 호평 받았다. 마음고생을 한 탓인지 8kg이나 빠졌다. “종방 후 2kg 정도 회복했다”고 웃었다.

그는 ‘내보스’를 “치열하고 열정적이었던 추억”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앞서 ‘내보스’에 대한 추억을 곱씹어봤다는 그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 가운데 작품을 완수해낸 배우, 제작진 한 분 한 분 떠올리니까 울먹이는 감정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기는 어느 작품 보다 좋았다”고 덧붙였다.

상대역 박혜수를 “나만의 천사”라고 표현했다. 다소 낯간지러운 표현이었지만 그는 진지했다. 그는 “현장에서 기운이 쳐지면 그 친구를 통해 웃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일상적인 대화, 비슷한 취미 등을 통해 공감대를 찾았다. 성별, 나이, 경력 모두 달라지만 덕분에 스스럼없이 가까워졌다. 연우진은 “박혜수에게 받은 에너지를 돌려주고 싶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정통 멜로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수가 ‘배우’ 연우진의 사랑이었다면, 윤박은 ‘인간’ 연우진의 사랑이었다. 극중 절친이자 동료였던 윤박에 대한 질문에 연우진은 미소부터 지었다. 그는 “윤박이 그렇게 매력적인 친구인지 몰랐다”면서 “한동안 윤박의 마법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에도 그의 입꼬리는 한껏 올라가 있었다. 윤박과 종종 화상통화를 한다는 그는 “사실 별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상대방에게 웃음을 준다”고 말했다.

2009년 영화 ‘친구사이?’로 데뷔한 연우진은 MBC ‘아랑 사또전’(2012), ‘남자가 사랑할 때’(2013), tvN ‘연애 말고 결혼’(2014) 등에 출연했다. 다작 배우는 아니다. 예능도 영화 홍보 차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정도다. 그럼에도 여성 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남자 배우 중 한 명이다. 실제 연애에선 어떤 모습인지 물었다. 그는 “상대방에 따라 다르고, 이상형도 계속 바뀌더라”고 솔직히 답했다. 그는 “나를 많이 두드려 주고, 나를 많이 이끌어 주는 사람에게 많이 의지한다. 인간 연우진으로 살 때 지루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지루하다’는 말의 뜻을 되물었다. 그는 “배우로 살 때 모습이 더 만족스럽고 즐겁다”면서 “한없이 나를 가둘 때가 있다. 늘 하는 생각만 하고, 창의적이지 않다. 거기서 오는 지루함이 있다”고 말했다. 정답은 현장이었다. 그는 “연기는 끊임없이 나를 변화하게 하는 동력이 되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담담한 말투였지만, 성실한 답변엔 연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연우진은 평소 촬영이 없을 땐 부모님과 강릉에서 지낸다고 했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그다. 화자가 연우진이 아니었다면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바다가 그렇게 좋아요. 가끔 작은 돛단배에 나를 올리고 망망대해를 오가는 생각을 해요. 노도 없고요. 이상적인 삶이 있다면 동쪽에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요. 생각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꿈꾸는 소년 같은 말투가 포근하게 와 닿았다. 인터뷰 내내 수줍어 한 그가 왜 천생 배우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는 6월 KBS2 새 수목 미니시리즈 ‘7일의 왕비’로 돌아올 연우진. 차기작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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