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 독거 노인도 걱정 無"…KIST, 독거노인 토털 서비스 로봇 공개

'CAS for Elderly(노인)'로봇, 원격 코칭·스마트 테이블·기립보조 등 기능 수행
리모컨 방향키와 1~3버튼으로 떨어진 가족들과 SNS 자유자재 소통 가능
'CAS for X' 다음 버전은 'Missing Children(실종 아동)'
  • 등록 2018-09-16 오후 12:00:00

    수정 2018-09-16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아버지 올 여름에 강원도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유리창 반대편에서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HMD)를 쓴 젊은 아들이 소파에 앉은 나이든 아버지를 향해 사진을 보여준다.

아버지가 있는 곳엔 직사각형 모양의 이동형 로봇이 있다. 아들은 원격으로 로봇에 접속하고 이를 조종해 자신이 올 여름에 휴가 가서 찍은 사진을 아버지가 앉은 소파 테이블에 프로젝트 화면으로 올려 놓는다.

더 나아가 아들은 큼지막한 빨간 포인터를 사진 위에 띄워 아버지에게 사진 구석구석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사진=KIST.
지난 14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의 과학기자 대상 시연 행사가 열렸다.

KIST가 만들어 낸 CAS(Connected Active Space)로봇의 첫 번째 버전인 CAS for Elderly(노인)는 독거노인을 위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일지라도 CAS for Elderly의 5가지 로봇 시스템만 있으면 혼자서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듯 보였다.

시연은 계속됐다. 아들은 공기청정기가 고장났다는 아버지의 연락에 이번엔 빨간 포인터를 바삐 움직이며 설명하더니 필터 분해까지 성공했다.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노인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 시스템처럼 보였다.

로봇은 방 안을 자유로이 움직이다가 바닥에 앉아 있는 작은 하얀 곰인형을 발견하고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는 낙상으로 움직이지 못한 노인을 돕기 위한 서비스다. 노인이 도움을 요청할 시 로봇은 멀리 떨어진 가족에게 알림을 보내준다.

젊은 세대와의 디지털 격차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에 서툰 노인들도 CAS로봇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리모컨의 방향키와 1~3번 버튼만 누르면 모든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화면에 떠있는 가족 사진 중 자신이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가족 구성원을 방향키를 이용해 선택한 후 음성을 남기면 해당 구성원의 SNS와 이메일 등으로 메시지가 전송된다.

노인들은 벽에 붙어 있는 커다란 원형 고리 안에 들어가 HMD를 쓰면 지루하지 않게 운동도 할 수 있다. 그것을 쓰는 순간 노인들은 가상의 미술관에 들어가게 되고 자유롭게 걷고 뛸 수 있다.

사진=KIST.
또 CAS 로봇이 있으면 혼자 사는 부모님이 식사는 제대로 하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99가지 음식 별로 1000장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음식과 실시간 사용자 식습관을 자동 분석해 준다. 일명 스마트 테이블 기술이다. 칼로리는 물론 영양세부정보까지 모니터로 보여주고 사용자가 먹은 음식의 양까지 계산해 준다. 스마트테이블에 탑재된 무게 인식 센서가 음식을 먹기 전과 후의 무게를 비교해 주기 때문이다. 각각의 음식이 놓인 위치별로 식사 전후의 무게를 계산해 주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를 알려 줌으로써 영양불균형을 막을 수 있다.

사진=KIST.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겐 기립보조로봇이 있다. 이 로봇을 개발한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김승원 박사는 “노인들에게 가장 많이 손실되는 근육이 바로 대퇴근(허벅지)으로, 그렇다 보니 앉았다 일어날 때 뭔가를 지지하며 일어나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낙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이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네모난 틀 안에 들어온 노인이 앉기를 원하면 앞 쪽의 무릎 지지대를 펼쳐 무릎에 고정하고 로봇 앞 쪽의 핸드브레이크를 누르면 등쪽의 지지대가 뒤로 젖혀지면서 원하는 각도 만큼 앉을 수 있다. 반대로 일어날 때도 브레이크를 누르면 스프링이 동작하며 줄을 당겨 골반 부위를 밀어 올린다. 충전이나 이동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동작 없는 무전동 방식으로 만들었다. 상용화 됐을 때의 예상 가격에 대해 김 박사는 “모터가 안 들어가고 가스 스프링이 들어가기 때문에 100만원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용화 단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김익재 영상미디어연구단장은 “일부 로봇의 경우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지만 대부분 연구소 내 기술이라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KIST는 CAS로봇의 다음 버전은 실종아동을 위한 로봇이 될 것으로 예고했다. 김 단장은 “애초에 ‘CAS for X’라고 이름 붙인 것은 향후 여러 방면으로 응용해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라며 “‘Elderly’ 이후 ‘Missing Children(실종 아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