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태권도-레슬링, 차이는 '개혁과 변화'

  • 등록 2013-02-13 오후 3:40:47

    수정 2013-02-13 오후 3:41:28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경선(오른쪽). 사진=뉴시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현우(오른쪽).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스포츠의 전통적인 메달박스인 레슬링과 태권도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2020년 대회부터 채택할 올림픽 핵심종목 25개 종목을 선정했다. 여기에 태권도는 포함된 반면 레슬링은 빠졌다.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 잔류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효자종목’이었던 레슬링이 퇴출당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다.

레슬링은 고대올림픽에서부터 열렸고 근대올림픽 1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올림픽의 상징과 같은 스포츠다. 그래서 이번 IOC 결정이 더욱 의외라 할 수 있다.

신생 종목이라 할 수 있는 태권도가 살아남고, 유서 깊은 레슬링이 퇴출 신세를 지게 된 가장 큰 차이는 ‘개혁’이었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끊임없는 판정 시비와 소극적 경기 운영으로 논란을 겪어왔다. ‘한국이 독식하는 재미없는 종목’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보는 앞에서 판정시비가 불거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대만 선수에 대한 판정 번복 때문에 한국과 대만 사이의 국제적인 감정싸움으로 비화했다. 태권도는 매번 IOC 총회가 열릴 때마다 퇴출 걱정을 해야 했다.

결국 세계태권도협회(WTA)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전자호구 시스템’과 ‘즉시 비디오 판독제’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경기장 크기를 줄이고 머리 공격에 최고 4점을 주게 하는 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개혁적인 움직임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선 판정 시비가 눈에 띄게 줄었고 대신 고득점을 위한 과감한 공격은 많이 늘어났다. 덕분에 태권도가 잡음 없고 재미있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한국 태권도는 런던에서 금메달 1개를 얻는데 그쳤다. 하지만 다양한 국가에 메달이 돌아가게 된 점은 올림픽 종목 채채택에서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레슬링은 태권도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레슬링은 올림픽이 급격히 ‘상업화’된 이후 재미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제레슬링연맹(FILA)도 이를 의식한 듯 세트제를 도입하는 등 경기 규정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하지만 FILA가 야심 차게 시도했던 세트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 선수들이 큰 기술을 시도해 높은 점수를 노리기보다는 수비에 주력했다. 1점을 따내고 나서 이를 지키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1-0으로 이기던, 10-0으로 이기던 한 세트를 따내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파워 위주의 유럽세가 기술 중심의 아시아를 누르고 세계 레슬링계의 주도권을 계속 잡으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IOC 결정으로 말미암아 정식종목에서 퇴출당한 레슬링은 생존을 위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비록 레슬링이 2020년 올림픽 핵심종목에는 밀려났지만 여전히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큰 편이다. 레슬링이라는 종목이 올림픽에서 갖는 상징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에서 레슬링 인기가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선 이번 레슬링의 퇴출이 종목 자체의 문제보다는 FILA와 IOC 간의 내부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FILA가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고 IOC와의 관계를 개선한다면 정식종목 복귀는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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