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국도 금리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선 만기가 3년 이상인 정기예금 가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그나마 아직 높은 이자를 주는 예금에 장기간 돈을 묶어두려는 수요 영향으로 해석된다.
| 사진은 서울 시내의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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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예금은행의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31조6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31조534억원)보다 5530억원 증가한 것이다.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26조216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10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보다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 잔액 증감이 들쭉날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질 것을 예상한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는 3년 6개월 만에 2% 밑으로 떨어지면서 은행권 안팎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조건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6%로 2021년 2월(1.4%)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때 4%선을 웃돌았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상당히 낮아졌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70~3.45% 수준이다. 1년 만기의 경우 금리는 최고 연 3.35~3.8%로 더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1년 만기 일부 상품 금리는 더 높지만, 1년 뒤 그 정도 금리의 상품에 다시 가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