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前육군총장 역점 사업 '5대 게임체인저' 어디까지 왔나

  • 등록 2019-04-21 오전 11:03:05

    수정 2019-04-21 오전 11:18: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은 전임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시절 미래 육군력 건설을 위한 핵심으로 이른바 ‘5대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제시했습니다. 5대 게임체인저는 ①전천후·초정밀·고위력의 미사일 전력 ②적의 중심부를 단기간 내 석권할 수 있는 고도의 정보·기동성과 치명적 화력을 보유한 전략기동군단 ③적의 지휘부에 대한 참수 임무를 수행하는 특임여단 ④드론과 로봇을 결합해 새로운 개념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는 드론봇 전투단 ⑤개인 전투체계인 ‘워리어 플랫폼’ 등입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됐던 2017년 10월 나온 개념입니다. 2018년부터 이어진 남·북 평화 분위기와 북·미 비핵화 협상 이후 바뀐 안보 상황에 따라 5대 게임체인저 개념 역시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임 육군참모총장의 역점 사업이었기 때문에 신임 총장 때는 관련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았습니다.

그러나 서욱 신임 총장은 지난 15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진급신고를 하고 기자들과 만나 5대 게임체인저 부분에 대한 일부 수정이 있더라도 개념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병력 감소에 대응하고 군 정예화를 위한 국방개혁 2.0에 따라 해당 사업들을 이어가겠다는 것이지만, 이들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상황이라 되돌리기도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는 향상된 정확도의 전술급 탄도미사일과 다수의 표적에 대한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발사통제체계로 단시간에 적의 주요시설을 무력화 시킨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지작사 예하 화력여단 창설, KTSSM 운용

5대 게임체인저 중 우선 전천후·초정밀·고위력 미사일은 개전 초 수시간 내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제압하고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를 조기 격멸하기 위한 전투력 투사 수단입니다. 기존 보다 사거리가 늘어난 현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그리고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가 핵심 전력입니다. KTSSM은 같은 발사대에서 수초 이내에 4발을 발사할 수 있어 단시간 대량으로 목표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사거리는 150km 이상으로 GPS 유도 기술을 통해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시킵니다.

현재 개발이 끝난 KTSSM은 고정형인 KTSSM-Ⅰ입니다. 침투관통형 열압력탄을 사용합니다. 갱도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방호벽과 토사를 뚫고 들어간 열압력탄으로 갱도 내 장비와 물자, 병력 등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육군은 향후 KTSSM-Ⅱ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는 이동형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침투관통형 열압력탄(블록-Ⅰ) 뿐만 아니라 단일 고폭탄(블록-Ⅱ)을 운용합니다. 개전 초 북한 스커드 탄도미사일 고정기반 시설과 300mm 방사포 갱도 타격 등을 위한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육군은 전방 작전을 총괄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에 화력여단을 별도로 꾸려 KTSSM을 전력화 한다는 구상입니다.

◇육군 기계화 사단, 7기동군단 예하로 재편

전략기동군단은 공세적 종심기동작전으로 적의 중심과 주요 지역을 석권해 전구 작전 목표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부대입니다. 지상 및 공중으로 기동하는 전력으로 상륙부대 및 해군 자산과 공군 및 육군 항공자산, 특수전 자산 및 연합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연합·합동 작전 능력도 보유합니다.

이를 위해 육군은 여러 군단에 흩어져 있던 기계화사단을 7기동군단 예하로 재편하고 정예화 하기 위해 예하 기계화 사단들을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26사단을 해체해 8사단과 통합했고, 올해는 20사단을 해체해 11사단과 합칩니다. 향후 30사단은 여단급 규모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육군 기계화 사단은 3개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특히 국방부는 육군 3군단의 예비사단인 제2보병사단을 개전 초 적 심장을 파고드는 공정(空挺) 부대로 탈바꿈시켜 7군단 예하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속대응사단’(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같은 부대구조 개편은 2사단 내 3개 연대를 없애 인근 21사단과 12사단으로 통합하고 대신 제2작전사령부 직할 201·203특공여단을 배속시킨다는 구상입니다.

경기 용인 지상작전사령부 내 창설된 드론봇 전투단 요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육군]
◇드론봇·워리어플랫폼 도입, 과학 軍 탈바꿈

드론봇 전투체계는 드론과 로봇이 주축이 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입니다. 다양한 제대에서 다양한 목적을 가진 소형무인기와 상용화 된 드론 등을 활용해 핵심 표적에 대한 정찰능력과 타격수단을 연동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운용하는 부대인 ‘드론봇 전투단’은 지난 해 대령이 지휘하는 80여명 규모로 꾸려졌습니다. 드론봇 전투단은 효율적인 미래전 수행을 위한 정찰드론과 무장드론, 전자전드론, 정찰 및 다목적 로봇 등의 조기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민·군 첨단기술 적용과 우수 상용품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기술구현 시기를 검증하는 전투실험 임무도 수행합니다.

이와 함께 워리어 플랫폼은 ‘전투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전사의 플랫폼’이라는 개념 아래 모든 전투 장비와 장구류를 효과적으로 결합해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선 장병들에게 보급될 예정으로 전투복, 방탄복, 방탄헬멧, 수통, 조준경, 소총 등 33종의 전투 피복과 전투 장비로 구성됩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14진이 처음으로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또 27사단 백호대대와 특수전사령부 예하 1개 대대에 워리어 플랫폼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육군은 이를 통해 전투장비 효과와 효율성을 확인하고 개선 사항으로 반영해 워리어 플랫폼을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北 지도부 ‘참수’ 작전 부대 논란

마지막으로 특수임무여단은 전쟁 지도부 제거와 핵·미사일을 무력화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과거 한국형 3축 체계 중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 참수 임무는 논란이 됐고, 그래서 2017년 12월 1일 창설식은 언론에도 공개되지 않은채 조용이 치러졌습니다. 특수임무여단은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13공수특전여단에 인원과 장비를 보강해 1000여명 규모로 출범했습니다. 2018년도 국방예산에 특임여단 능력 보강과 관련한 예산 3억4000만원이 추가 책정됐으며, 2019년 예산은 약 30배 증액된 103억7600만원입니다.

그러나 특임여단을 평양 등 북한 후방에 침투시키기 위한 핵심 자산인 특수작전용 헬기 사업은 멈춰선 상태입니다. 당초 육군은 현재 주한미군에서 운용 중인 특수작전용 헬기인 MH-47과 유사한 MH급 헬기 확보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해소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사업 자체가 재검토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공군의 C-130H 수송기에 대한 성능 개량 사업을 통해 4대를 특수전용으로 개조한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특임여단의 공식 이름은 ‘제13특수임무여단 흑표부대’입니다. 외국군도 과학화된 장비와 다양한 전력 자산을 운용하는 특수임무부대들을 운용하고 있지만, 특임여단이 남북 화해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군사 위협 자체가 변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임무 조정은 있어도 전력은 기존대로 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신임 육군총장이 특임여단의 임무와 전력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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