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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오해와 진실]날개도 못 펴보고 파산 수순…‘사각지대’ 신생 LCC

에어로케이, 국토부 항공안전 면허발급 11개월째
매달 고정지출만 20억 달해..유상증자 추진 '난항'
비행 나서도 출혈경쟁 불가피..청주~제주 6곳 경쟁
  • 등록 2020-09-26 오전 10:30:00

    수정 2020-09-26 오전 10:3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중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있다. 바로 지난해 3월 면허를 받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다. 날개도 조차도 펴보지 못하고 있어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생 LCC는 내년 3월이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받은 지 2년이 된다. 2년 내에 취항하지 못하면 항공운송사업면허는 취소된다. 플라이강원은 신생 LCC 중 가장 먼저 AOC를 발급받아 현재 양양~제주 등에 취항했다. 나머지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운항증명(AOC)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주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로케이의 AOC 심사는 11개월째다. 다음 달 7일이면 AOC를 신청한 지 꼭 1년이 된다. 인천에 거점을 둔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월 AOC를 신청했다. AOC는 국토교통부가 항공사의 안전운항 능력에 대해 검증을 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AOC를 발급받아야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

AOC 신청 후 통상 6개월 정도 걸리지만, AOC 발급이 이례적으로 장기화하고 있다. 같은 시기 면허를 받은 플라이강원은 6개월 정도가 걸렸다. 2016년 에어서울의 AOC 발급은 약 5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국토부는 AOC 발급의 종합심사단계로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은 신생 LCC뿐이다. 에어로케이는 주기료와 정비료, 인건비 등으로 매달 20억가량, 에어프레미아는 매달 15억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비행기를 못 띄우니 수익은 제로다. 실적이 없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못 받고 있다.

신생 LCC업계는 이렇게 가다가는 연말이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에어로케이는 480억원, 에어프레미아는 47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소진된 상태다. 유상증자를 추진해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AOC 발급조차 안 된 항공사라 추가 투자를 받기가 어렵다. 대주주의 희생과 의지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생 LCC업계 관계자는 “정부에게 자금 지원을 바라는 게 아니다. AOC 발급을 통해 영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는 기간산업안정자금 2조4000억원 등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으면서 신생 LCC에게는 항공기를 띄울 기회, 시장에 진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운항을 시작한 또 다른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은 세 곳 중에 가장 먼저 운항을 시작했지만, 최근 전체 직원 3분의 2가 무급휴직을 결정할 만큼 자금난에 직면했다. 플라이강원은 10월부터 전체 직원 240명 중 필수인력 80명을 제외하고 160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양양발 제주, 김포, 대구 노선에 취항했지만, 지난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기존 예매가 대부분 취소된 영향이 크다. 강원도의회가 지난 4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운항장려금 항목으로 편성된 30억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추가 자금 유입도 어려워졌다.

혹자는 얘기한다. 이 좁은 땅에 항공사가 너무 많다고. 현재 항공기 운항을 하는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8개다.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이 좌절된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운항 중단했다. AOC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까지 포함하면 10개가 된다.

국토부의 고민도 크다. 신생 LCC 3곳에 면허를 내줬을 때는 면허를 남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엔 면허를 발급해준 신생 LCC의 AOC 발급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생 LCC가 AOC를 받아도 문제다. 국내선 공급과잉으로 기존 항공사와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운항 중인 LCC는 국제선 운항을 사실상 중단하고 국내선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에어로케이의 거점공항인 청주공항에서 청주~제주 노선을 띄우는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까지 총 6곳이다.

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글로벌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예견됐다”며 “코로나19 위기가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경쟁력 있는 항공사와 부실한 항공사를 나누는 촉매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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