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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성장 딜레마 빠진 中…"소득격차 개선 못하면 공산당 체제 흔들"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발간
中 지니계수, 美 상회…여타 중진국과 비교해도 높아
상위 1% 소득점유율, 하위 50%와 유사
"성장 둔화·세수 확대 난항 등에 분배 정책 어려워"
  • 등록 2022-01-23 오후 12:00:00

    수정 2022-01-23 오후 12:00:00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의 소득 격차 수준이 높아져 이를 해결하지 않고선 공산당 체제가 흔들릴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다 같이 잘 살자는 취지의 ‘공동부유’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기업의 사회 기부 독려, 부동산세 도입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재분배 정책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배를 추구하자니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게 뻔해 분배냐, 성장이냐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저소득층 이전 소득 비중 20%대…주요국 대비 절반 수준

2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중국의 소득 불평등 현황과 재분배 정책 추진에 대한 평가’라는 제하의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중국의 소득 지니계수는 국가통계국 발표 기준으로 2018년 46.8에서 2019년 46.5, 2020년 46.8로 높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세계은행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지니계수는 42.1로 40수준인 미국보다 높다.

(출처: 한국은행)


가계의 1인당 가처분소득 기준 상위 20%의 소득 평균을 하위 20%의 평균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로 봐도 2020년 현재 6.2배에 달한다. 소득 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하위 50%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이 비율이 10% 중반대으로 유사해졌다.

특히 도시와 농촌간 소득 격차가 심하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동부 해안 도시지역에 경제 발전의 성과가 집중된 영향이다. 도시 가구의 1인당 가처분소득이 농촌의 2.6배에 달한다. 더구나 농촌인구의 급격한 도시 유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국민의 거주지 이전을 제한하는 ‘후커우’ 제도로 인해 2억9000만명으로 추정되는 농민공(농촌 후커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도시로 이주해 비농업부문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은 교육, 사회복지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 도시에서 농민공은 비농민공보다 더 오래 일을 함에도 소득은 더 적다.

소득격차가 이렇게 심함에도 정부 재정의 재분배 기능은 매우 미흡한 편이다. 중국의 경우 가처분소득 지니계수(42.1)가 세전 소득 기준 지니계수(42.3)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재정지출 중 보건,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보건, 사회복지지출 비중은 35%로 미국(45%), 독일(60%), 일본(62%)에 비해 크게 낮다. 저소득층의 소득 중 정부가 지원한 이전소득 비중이 20%대로 40% 수준인 미국, 러시아보다 낮다.

한은은 “중국 경제내 심각한 소득 불평등 문제는 체제 정당성과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어 중국 정부 입장에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급박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농민공 등 사회복지제도에서 소외된 집단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조세제도 개혁 등을 통해 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재분재 정책이 성공하면 가계의 소비여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성장이냐 분배냐, 모두 달성 어려워

그러나 한은은 “중국 경제의 성장 흐름이 둔화되고 있고 최근 헝다 파산 사태를 계기로 그간 누적된 구조적 위험마저 일부 현실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올해 중국 성장률을 4%대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성장보다 재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2035년까지 두 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 재분배를 중시할 경우 성장 둔화는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세수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재분배 정책의 추진 여력을 떨어뜨린다. 개인소득세 납부자가 적어 세원이 넓지 않은 데다 거주용 부동산 보유세 등 신규 세제 도입에는 반발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를 목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지금과 같은 방식의 재분배 정책이 장기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도시와 농촌간 차별을 조장하는 후커우 제도 등을 대폭 수정해야 하지만 쌀, 밀, 옥수수 등 식량 안보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이 역시 개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019년 중국의 쌀, 밀, 옥수수 등 3대 주요 식량의 자급률은 98.8%에 달한다.

한은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수 확대 난항, 불확실한 기업 여건, 집단간 격차 해소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재분배 정책이 무리 없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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