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한국시간) 한창 뜨거웠던 조시 베켓(34)을 상대로 2연속 완봉패를 끊고 6월10일 이후 최다 득점(10점)을 견인했던 닉 스위셔(33)와 데이비드 머피(32)를 벤치에 앉히고 깜짝 카드로 라이언 레이번(32)과 마이크 아빌레스(33)를 꺼내든 것이 결과적으로 3일 류현진(27·LA다저스)의 시즌 10승 달성을 저지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전날 ‘4타수2안타 2타점’의 스위셔와 ‘4타수3안타 2타점’의 머피를 빼기로 한 건 6월 내내 이어졌던 두 베테랑의 슬럼프도 있고 좌완 류현진을 대비해 최대한 상성(우타자)을 살려보려는 뜻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지난 4월14일 이후 ‘105타수19안타 0.181’ 등으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던 레이번 카드는 아무나 쉽게 빼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
레이번은 타석에 바짝 붙어서 류현진의 90마일(약 145km)짜리 패스트볼(빠른공)을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몸쪽으로 더 붙었어야 될 공이 살짝 가운데로 몰리면서 큰 것을 통타당하고 말았다.
이날 6번 우익수로 기용된 레이번은 ‘3타수1안타 2타점 1득점’ 등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그의 홈런이 지난 5월23일 이후 41일 만에 나온 시즌 2호포라는 데 류현진의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오랜만에 팀에 기여한 탓인지 경기 뒤 레이번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유력 일간지인 ‘플레인-딜러’와 인터뷰에서 “보통 홈런이 될 때 전해지는 손맛보다 이번 것은 갑절로 좋은 느낌이다”고 웃었다.
류현진과 다저스를 누르고 한껏 고무된 선수단의 분위기는 ‘플레인-딜러’의 묘사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문은 “만약 이날 경기를 졌다면 클리블랜드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은 어둠과 침묵만이 감돌았을 텐데 역대 최다 페이롤(총연봉)에 빛나는 다저스를 2번이나 꺾고 피닉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시애틀-LA로 이어진 서부 원정 8경기를 4승4패 5할로 맞춰 프랜코나 감독은 비로소 웃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랜코나 감독은 “4승4패를 했는데 마치 한 달을 거친 기분이다”며 “긴 원정을 좋게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방금 막 힘든 게임을 이겼다. 이제 오랜 비행에 올라 집에 도착해서 하루를 쉰다”고 미소 지었다.
▶ 관련기사 ◀
☞ 바우어 "류현진에 2루타 맞고 멘붕 왔다, 3실점의 원인" 실토
☞ CLE감독, 류현진 상대 특단의 조치 "레이번 선발로 기용"
☞ ESPN "류현진 10승과 다저스 1위 재탈환할 2가지 이유"
☞ '류현진 스카우트'한 로건 화이트와 김광현-양현종 미래
☞ "신시내티, 추신수와 '재계약 포기' 잘했다" -美언론 분석
☞ 커쇼의 '역대급 3가지 진기록', 2년 연속 사이영상 점지
☞ 매팅리 "커쇼·류현진 등이 있어 긴 시즌에 감사할 따름"
☞ 류현진, 7이닝 2실점 역투에도 10승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