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통타'한 레이번 "투런홈런 손맛, 두 배로 좋았다"

  • 등록 2014-07-03 오후 4:17:33

    수정 2014-07-04 오후 3:44:08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테리 프랜코나(55)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하루였다.

지난 2일(한국시간) 한창 뜨거웠던 조시 베켓(34)을 상대로 2연속 완봉패를 끊고 6월10일 이후 최다 득점(10점)을 견인했던 닉 스위셔(33)와 데이비드 머피(32)를 벤치에 앉히고 깜짝 카드로 라이언 레이번(32)과 마이크 아빌레스(33)를 꺼내든 것이 결과적으로 3일 류현진(27·LA다저스)의 시즌 10승 달성을 저지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전날 ‘4타수2안타 2타점’의 스위셔와 ‘4타수3안타 2타점’의 머피를 빼기로 한 건 6월 내내 이어졌던 두 베테랑의 슬럼프도 있고 좌완 류현진을 대비해 최대한 상성(우타자)을 살려보려는 뜻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지난 4월14일 이후 ‘105타수19안타 0.181’ 등으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던 레이번 카드는 아무나 쉽게 빼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라이언 레이번이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웃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그런 레이번이 결국 한방을 해준 것이다. 아빌레스도 3-3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8회 2타점 결승타 등 ‘4타수2안타 2타점’으로 보답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레이번이 못내 아쉬웠다. 레이번은 3일 ‘LA 다저스 대 클리블랜드’의 인터리그 3연전 최종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4회 선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막판 브라이언 윌슨(32)의 난조를 틈탄 팀의 5-4 재역전승에 커다란 공을 세웠다.

레이번은 타석에 바짝 붙어서 류현진의 90마일(약 145km)짜리 패스트볼(빠른공)을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몸쪽으로 더 붙었어야 될 공이 살짝 가운데로 몰리면서 큰 것을 통타당하고 말았다.

이날 6번 우익수로 기용된 레이번은 ‘3타수1안타 2타점 1득점’ 등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그의 홈런이 지난 5월23일 이후 41일 만에 나온 시즌 2호포라는 데 류현진의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오랜만에 팀에 기여한 탓인지 경기 뒤 레이번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유력 일간지인 ‘플레인-딜러’와 인터뷰에서 “보통 홈런이 될 때 전해지는 손맛보다 이번 것은 갑절로 좋은 느낌이다”고 웃었다.

이어 “특히 시즌이 이렇게 저조하게 흘러갈 때여서 그렇다”면서 “내 성적은 그렇지만 우리는 여기 와서 이제껏 꽤나 잘해왔던 다저스로부터 3경기 중 2경기를 이기고 간다. 이건 정말로 자신감을 상승시키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류현진과 다저스를 누르고 한껏 고무된 선수단의 분위기는 ‘플레인-딜러’의 묘사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문은 “만약 이날 경기를 졌다면 클리블랜드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은 어둠과 침묵만이 감돌았을 텐데 역대 최다 페이롤(총연봉)에 빛나는 다저스를 2번이나 꺾고 피닉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시애틀-LA로 이어진 서부 원정 8경기를 4승4패 5할로 맞춰 프랜코나 감독은 비로소 웃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랜코나 감독은 “4승4패를 했는데 마치 한 달을 거친 기분이다”며 “긴 원정을 좋게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방금 막 힘든 게임을 이겼다. 이제 오랜 비행에 올라 집에 도착해서 하루를 쉰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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